셀트리온, 공매도 문제 vs. 불분명한 실적 ‘논란’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업체인 셀트리온을 다국적제약사에 매각하겠다는 서정진 회장의 발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매각 발표 이유가 공매도 피해 때문이라는 회사 측의 주장과 불분명한 실적 때문에 공매도의 대상이 됐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셀트리온을 다국적제약사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서 회장은 셀트리온을 둘러싼 루머와 공매도 세력 때문에 회사에 투자해야 할 돈이 주식 매입에 쓰였다고 주장했다. 주주들을 보호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하락을 방어해 왔다는 것이다.

또한, 공매도 세력에 대한 조사와 공매도 행위 중지를 관계 당국에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이상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올 뿐 제대로 된 조치가 없었다고 서정진 회장은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셀트리온의 불분명한 실적이 공매도를 부추겼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공매도를 이유로 회사를 매각하겠다는 서정진 회장의 해명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6일 다국적제약사에 매각하겠다는 발표 이후 전일 대비 5.06% 상승했던 셀트리온의 주가는 이러한 논란을 반영하듯 17일 전일 대비 13.35% 하락한 4만3150원을 기록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되갚아 차익을 얻는 매매 방법이다. 공매도가 많다는 것은 다수 투자자가 해당 기업의 향후 주가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신호다.

셀트리온은 올 초 지난해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를 통해 매출액 3489억원, 영업이익 1970억원의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고 밝혔다. 이 중 90%가 넘는 제품은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매됐다. 그러나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구매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근 감사보고서를 통해 매출 338억원, 영업손실 223억원의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구매한 제품 대부분을 재고로 쌓은 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매출 338억원도 국내 판매를 담당하는 셀트리온제약에 납품한 금액이다.

그러나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지분 관계로 맺어져 있지 않아 연결 재무제표 작성 대상이 아니다. 결국, 셀트리온의 실적은 사실상 셀트리온헤스케어의 손실과 재고로 채워진 것이다. 이들 회사의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사실상 셀트리온의 사상 최대 실적은 초라한 상황이다. 셀트리온의 불분명한 실적이 투자자들의 공매도를 부추겼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회사는 이에 대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바이오시밀러 제품 개발과 판매에서 오는 위험 부담을 나눠서 지고 있기 때문에 발생한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해외 판매법인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판매한 제품은 아직 해외 승인이 나지 않아 재고 상태로 보관 중이며, 제약산업의 경우 의약품이 부족하면 환자가 피해를 보기 때문에 다른 산업에 비해 많은 재고를 만들어야 판매 승인 절차를 밟는 것이 용이하다는 것이 회사 측 주장이다.

    박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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