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시즌’ 내 우울증, 단순 기분인가 병인가?

5월 자살율 가장 높아… 

14일 인천시 간석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약을 먹고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30대 여성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이 30대 여성은 남편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남편과의 별거로 오피스텔에서 혼자 생활해온 이 여성이 우울증이 악화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희의료원 정신과 백종우 교수팀의 조사에 의하면 우울증이 생긴 뒤 실제로 병원을 찾기까지는 평균 3.2년이 걸린다고 한다. 이 기간 중 자살 충동을 느끼는 경우는 62.9%나 된다. 우울증은 방치하기 쉽지만, 그 위험성은 크다는 조사결과다.

우울증은 ‘모든 문제를 자기 탓으로 돌리는’ 착한 사고방식 뿐 아니라 호르몬 이상, 갑상샘 등의 다른 질환의 영향, 영양 상태, 호르몬 분비 등 원인이 다양하다. 내가 느끼는 우울이 기분 탓인지, 아니면 병이 발생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오강섭 교수는 우울증 측정의 기본으로 “우울한 기분을 느끼면서 수면, 식사량 등 생활 패턴이 달라진 상태가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월별 자살비율을 비교해 보면 3월에서 5월 사이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는 보통 겨울철, 일조량이 줄면서 활동량과 에너지 소모량을 줄인다. 이 때 슬픔, 과수면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가장 춥고 해가 짧을 때 정점에 다다랐던 우울증은 봄이 되면 절정을 넘어서 자살로 이어진다. 봄의 화창한 날씨가 자신의 기분과 대조적이어서 더욱 낙담하게 되는 이유다.

가족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이 보이면 △주관적일 수 있는 생각들을 이야기하게 만들고 잘 들어 주기 △말과 행동에 대한 비난이나 충고 않기 △병원에 잘 가고 치료를 받도록 지원 △말과 행동이 갑자기 변할 때 주치의에게 통보하기 등의 도움을 줄 수 있다. 물론 병적 우울증은 주변 사람의 도움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병원 치료를 받을 때에도 주변에서 돕는다면 빠른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정미혜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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