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세 지원 혁신형 제약사, 이래도 되나

국산신약개발 등 자체 R&D는 뒷전. 손쉬운 다국적사 상품 팔아 아익 남겨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된 제약사들이 자체 상품보다 다국적사의 상품을 팔아 이익을 남기고 있었다.

혁신형 제약기업을 선정해 국산신약개발 등 R&D 역량을 키우고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겠다는 의도와는 달리,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된 상위 제약사들이 여전히 자체 제품·개발보다는 손쉬운 외국 제품 판매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자사 영업인력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 점유율만 높여 주는 유통업체 역할을 담당해 국내 제약 산업 기반을 약화시키는 제살깎아먹기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해 일괄약가인하 이후 상위 제약사들이 앞다퉈 해외 제약사와 제품 공동판매 마케팅 계약을 체결하는 등 이러한 우려는 여전했다.

1일 재벌 및 CEO, 기업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대웅제약, 한미약품 등 국내 제약사 중 원외처방조제액 상위 10곳의 매출 상세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이들 회사의 지난해 원외처방조제액은 2011년 대비 10.8%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상품매출은 15.9% 증가했다. 특히, 이들 10개 제약기업은 모두 지난해 정부가 제약산업 육성과 지원을 위해 특별히 선정한 혁신형 제약기업에 선정됐던 곳이다.

매출 대비 원외처방조제액 비중이 낮은 기업일수록 상품매출액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원외처방은 병원들이 외래환자에 대해 병원 외 약국에 처방전을 주는 전문의약품으로 제약사의 가장 중요한 매출원이다.

상품매출은 제약사가 직접 제조한 제품이 아닌 다국적사 등 다른 제약사가 만든 완제품을 들여와 단순히 판매만 하면서 발생하는 매출이다.

CEO스코어의 조사를 보면 대웅제약(대표 윤재승) 한미약품((대표 이관순) 종근당(대표 김정우) 동아제약(대표 김원배) 유한양행(대표 김윤섭)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 한독약품 (대표 김영진) 일동제약(대표 이정치) 신풍제약(대표 김창균) SK케미칼(대표 이문석) 등 원외처방액 상위 10대 제약사의 2012년 원외처방액은 총 2조6954억원으로 2011년 3조223억원에 비해 10.8% 감소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들 10대 제약사의 상품 매출은 1조3360억원에서 1조5482억원으로 15.9%가 늘었다. 일괄약가인하나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으로 원외처방액이 줄어들자 제약사들이 다국적기업 등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들여와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원외처방액 비중도 2011년 56.4%에서 지난해는 48%로 8.4%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제약사의 중요한 매출 수단인 원외처방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반면 상품 매출은 2011년 24.9%에서 작년 27.5%로 2.6%포인트 뛰어올랐다.

매출액 대비 원외처방조제액 비율이 가장 낮은 제약사는 유한양행으로 작년 원외처방액은 2121억 원으로 매출 대비 27.3%에 그쳤다. 반면 상품매출은 4817억 원으로 62%에 달해, 제약사가 아니라 제약 유통사인 셈이라고 CEO스코어는 지적했다.

다음은 동아제약(32.2%) SK케미칼(33.8%) 일동제약(48.5%) CJ제일제당(49.6%) 순으로 원외처방액이 전체 매출액의 절반에 못 미쳤다.

반면, 한독약품은 원외처방액 비중이 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신풍제약(74%) 대웅제약(66.6%) 한미약품(56.8%) 종근당(56.2%) 순으로 매출액의 절반을 넘겼다.

상품매출 비중은 대부분 원외처방액 비중이 낮은 제약사에서 높았다. 원외처방액 비중이 가장 낮은 유한양행의 상품 매출 비중이 62%로 가장 높았다. 유한양행의 상품 매출 비중은 2011년 51.9%에 비해서도 10%포인트 이상 훌쩍 뛰어오른 수준이다.

이어 한독약품(48.3%) SK케미칼(39.2%) 등이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한독약품이 원외처방 비중도 높지만, 상품 매출 비중도 높은 것은 이 회사가 수입·판매하는 의약품이 원외처방용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CEO스코어는 전했다.

한편, 상품 매출 비중이 가장 낮은 제약사는 종근당으로 11.8%에 그쳤다. 이어 신풍제약(14.6%) 한미약품(17%) CJ제일제당(17.1%)도 10%대의 낮은 비중을 보였다.

국내 제약사의 원외처방조제액 매출은 제네릭 시장 규모가 정점에 달했던 2009년을 기점으로 다국적제약사에 추월당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해 초 일괄 약가인하로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의약품과 제네릭의 약가가 같아졌고, 오리지널약의 처방이 늘어나면서 역전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CEO스코어 측은 “국내 제약사의 오리지널약 판매는 결국 국내 제약사의 영업인력으로 다국적 제약사의 점유율만 높여주는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이나 다름없다”면서 “특히, 상품매출의 이익률은 자체 생산하는 제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영업이익과 상관없이 매출이 줄어드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에 불과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자료= CEO스코어(SK케미칼, CJ제일제당은 제약부문만)

코메디닷컴 관리자 kormedi@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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