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구팽’ 당한 권태정, “명예 회복하겠다”

신임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집행부의 인수위원장과 보험수가협상단장을 맡았던 권태정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임감사(사진·이하 전 상임감사)가 조찬휘 집행부와 ‘결별’ 수순을 밟는다.

권태정 전 상임감사는 13일 대한약사회 1층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자신의 낙마와 관련한 전말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권태정 전 상임감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변화를 열망하는 약사회에서 역할을 하려 했지만, 민초 약사로 돌아가게 됐다”면서 “그동안 많은 회원이 격려를 보낸 데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전했다.

권태정 전 상임감사는 조찬휘 집행부의 인수위원장과 보험수가협상단장을 맡아 대한약사회 총회에서 정관개정을 통과시키는 등 많은 성과를 냈다. 그러나 애초 보험 부회장으로 내정됐던 권 전 상임감사가 대한약사회 총회 과정에서 부회장직에서 낙마하면서 조찬휘 회장과의 불화설이 불거졌고 토사구팽당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다.

이미 지난 2월 인수위원회 마지막 회의에서 조찬휘 당선자는 권 전 상임감사를 보험 부회장으로 내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약사회 총회에서 조찬휘 회장은 권태정 전 상임감사를 제외한 11명의 부회장만 인선 발표를 하면서 권 전 심평원 상임감사의 낙마에 이목이 쏠렸다.

이날 권태정 전 상임감사가 밝힌 자신의 낙마 이유는 대한약사회 총회의장에 김구 전 회장을 밀려 했다는 오해였다.

권태정 전 상임감사에 따르면 “성균관대와 중앙대 중진들이 모인 자리에서 권태정이 김구 전 회장을 의장으로 추대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면서 “조찬휘 회장이 사실관계를 세 번 확인했지만, 권태정은 의장 선거 운동을 전혀 한 적이 없음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권 전 상임감사에 따르면 해당 모임에서 박한일 서울시약사회 자문위원이 권태정 전 상임감사의 김구 전 회장 추대 움직임을 전했다.

그러나 권태정 전 상임감사는 자신은 홍종호 전 대전시약사회장에게 이러한 말을 한 적이 없으며, 전병표 전 서울시약사회장이 총회의장이 될 분위기라고 전한 것이 전부라고 강조했다.

또한, 홍종호 전 대전시약사회장이 이러한 사실을 조찬휘 회장에게 해명했음에도 조찬휘 회장은 권태정 전 상임감사의 부회장 낙마 의지를 꺾지 않았다.

권 전 상임감사는 또 “조찬휘 회장이 박한일 서울시약사회 자문위원의 사과가 없이는 권태정을 부회장에 인선할 수 없다고 했다”며 “더 나아가서 박한일 서울시약사회 자문위원을 권태정이 고발하면 부회장에 인선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권 전 상임감사는 “오늘 이 자리에 나오기 전 한 동문이 조찬휘 회장에게 확인한 바로는 고발뿐만이 아니라 재판 결과가 나와야 권태정을 부회장에 앉히겠다고 한다”며 “약사회가 이렇게 흘러가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권 전 상임감사에 따르면 박한일 서울시약사회 자문위원은 자신은 권태정 전 상임감사가 김구 전 회장을 총회의장으로 밀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사과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권 전 상임감사는 이에 조찬회 집행부와의 결별을 선언하면서 “조찬휘 회장과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집행부에 들어가지 않겠다”면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권태정으로서, 약사회 일원으로서 하지 않은 일을 했다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조찬휘 회장 측이 권태정 전 상임감사에게 전달한 각서가 공개돼 앞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해당 각서는 조찬휘 회장의 서명과 함께 증인으로 당시 선대본부장 3인의 서명이 담겼다.

권태정 전 상임감사에 따르면 조찬휘 회장 측은 당시 대한약사회장 선거 과정에서 권태정 전 상임감사에게 상근 부회장 선임과 함께 임원 구성 과정에서 권태정 전 상임감사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약속과 약사회 업무 추진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을 담은 이러한 각서를 전달했다.

권태정 전 상임감사는 앞으로 해당 각서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변호사를 통해 법정 공방을 벌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태정 전 상임감사와 동덕여대 동문회 측은 수차례 조찬휘 회장을 만나 해결하려 했지만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권 전 상임감사는 “각서는 선언적인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양심을 저버렸다는 점”이라면서 “부회장으로 인선해 놓고 이렇게 낙마시킨 것은 회원에 대한 기만”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권 전 상임감사는 “오늘 기자회견이 질타를 받을 거라는 걸 알지만, 그보다 대한약사회 수장이 어떤 분이라는 걸 알려야 했다”면서 “나에 대해 인터넷 댓글 등에 조직적으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점과 관련해서도 앞으로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한 임금숙 동덕여대 약대동문회장은 “약사회 입문한 지 40년이 가깝지만 이런 일은 처음 본다. 동문회장으로서 굉장히 놀랍고 슬픈 마음밖에 없다”면서 “앞으로는 권태정 전 인수위원장 같은 일을 겪는 사람이 우리 약사 사회에서 나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동문회장은 또 “누가 들어도 말이 안 되는 이유로 부회장 자리를 박탈당한 것은 있을 수 없다”면서 “(조찬휘 회장이) 6만 약사의 수장으로서 그런 일을 한 것이 가슴 아프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토사구팽 처지에 놓인 권태정 전 상임감사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실추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앞으로 조찬휘 회장과의 다툼에 이목이 쏠린다.

박진철 기자 jcpar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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