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욱 칼럼] 얼굴보다 몸짓이 진상을 말한다

감정 소통의 핵심은 보디랭귀지

타인을 감정을 파악하려면 얼굴 표정보다 몸짓에 주목해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예컨대 방금 카지노에서 잭폿을 터뜨린 사람과 주식시장에서 모든 것을 날려버린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의 얼굴 표정만 보고서 누가 어느 쪽에 해당하는지 가려낼 수 있을까. 정답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오로지 몸짓, 즉 바디랭귀지를 봐야 구별이 가능하다.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그렇다. 

미국 프린스턴대·뉴욕대·이스라엘 예루살렘대의 공동연구 결과를 보자. 연구팀은 실생활에서 강력한 부정적/긍정적 경험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 수십 장을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예컨대 한 실험에서는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결정적 경기에서 한 점을 땄을 때와 잃었을 때의 사진을 제시했다. 사진은 1) 얼굴+몸 2) 얼굴을 제외한 몸 3) 몸을 제외한 얼굴의 세 종류였다.

그 결과 몸 사진을 본 참가자들은 거기 얼굴이 있든 없든 승리감과 패배감을 쉽게 구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얼굴 사진만 본 사람들은 양자를 전혀 구별하지 못했다. 독자도 다음 인터넷 주소의 오른쪽에 있는 사진을 보고 구별해보시라( 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12/11/121129143314.htm 미리 답을 말한다면 1, 4, 6번이 한점 잃었을 때, 2, 3, 5번이 한점 땄을 때의 표정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얼굴+몸 사진을 본 참가자들의 인식이었다. 몸이 아니라 얼굴 표정을 보고 (제대로) 판단했다고 확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추가 실험에서는 테니스 장면을 포함해 더욱 다양한 사진이 제시됐다. 즐거움(호화롭게 새 단장한 자기 집을 바라본다), 기쁨(오르가슴을 느끼는 중이다), 슬픔(장례식에서의 반응), 고통(유두를 꿰뚫는 피어싱 시술)을 느끼는 사람들이 거기 있었다. 이번에도 참가자들은 얼굴만 보고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양쪽 사진에서 몸은 그냥 두고 얼굴만 반대편 감정의 것으로 바꿔 넣는 조작을 했다. 이런 사진을 본 참가자들도 오로지 몸, 즉 신체 언어를 감정상태의 판단근거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감정이 극단적으로 강렬해지는 경우, 얼굴 표정이 긍정적 감정을 나타내는지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는지를 구분하는 경계선이 희미해진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예컨대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자폐증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들에게 상대방의 몸짓이 나타내는 사회적 단서, 즉 바디랭귀지를 읽는 훈련을 시키면 소통능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그러고 보니 “말을 듣지 말고 사람을 들어라”는 격언이 떠오른다. 그 출발점은 표정과 몸짓과 맥락으로 시야를 넓히는 데 있을 터이다. 소통능력은 시야를 넓힐수록 더 커진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29일 과학저널 사이언스데일리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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