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김경민의 독백이 가슴에 와 닿는 이유

“연예인 인기가 평생 가야 하는데 당뇨병이 평생 간다고 하니…”

유명인들의 당뇨병 얘기를 접할 때마다 개그맨 김경민의 이 ‘어록’이 생각난다. 그가 방송에서 이 말을 할 때 웃음이 터져 나왔지만 사실 당뇨병의 심각성을 적절하게 표현한 말이라 하겠다. 완치가 어려워 평생을 고생해야 하는 병만큼 무서운 질환이 없기 때문이다.

김경민은 김용만 유재석 등 유명 연예인들과 비슷한 시기에 데뷔했다. 재치있는 입담으로 초기에는 앞서 나갔지만 고정 프로그램이 조기에 막을 내리는 등 유난히 방송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는 이 스트레스를 술로 풀려고 했다고 한다. 아버지와 형이 당뇨로 고생했는데도 ‘설마’하는 생각에 음주를 멈추지 않았다.

이후 자다가도 다리에 쥐가 나는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가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

김경민은 스트레스에 취약했던 것 같다. 스트레스성 위경련으로 응급실에 실려간 적도 있다고 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포도당이 방출돼 혈당을 높이게 된다. 또 가족 중 한명이라도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위험성이 높아진다. 김경민은 이처럼 위험 요인을 안고 있음에도 방송실패가 이어지자 술을 가까이 해 당뇨 발병을 부채질했던 것 같다.

당뇨병 환자는 음주와 흡연을 절제해야 한다. 방치하면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고 다리까지 절단할 수 있다. 70~80년대 인기 코미디언 최용순 한주열은 당뇨병으로 다리를 절단한 채 투병생활을 하다 고인이 됐다. 고 백남봉도 발가락이 썩어 들어가는 당뇨 합병증으로 고생했다. 그는 15년 넘게 자전거를 타며 당뇨병은 이겨냈지만 폐렴으로 세상을 하직하고 말았다.

당뇨병을 장기간 앓으면 실명의 원인이 되는 당뇨병성 망막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뇌중풍, 협심증, 심근경색같은 혈관 합병증이나 발궤양, 당뇨병성 콩팥증을 겪게 된다. 발가락과 손가락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는 당뇨병성 신경 합병증도 빼놓을 수 없다. 간경변 환자의 30~40%가 당뇨병 환자일 정도로 간에도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하고 피부 감염, 소화 장애, 성기능 장애도 뒤따르게 된다.

김경민은 둘째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야 당뇨 치료를 시작했다고 한다. 두 자녀의 얼굴을 보면서 “살아야 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특히 아내가 현미 잡곡밥으로 식단을 마련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당뇨병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흰쌀밥이나 하얀빵을 자제하고 현미나 혼합곡을 먹는 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스트레스를 줄이고 술, 담배, 탄산음료를 멀리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김경민의 말처럼 일단 당뇨병에 걸리면 ‘평생 친구’ 처럼 대해야 한다. 자칫 방치했다가는 무서운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 관리에 공을 들여야 한다. 집에서 식이 요법을 해주는 아내는 물론 주변의 친지, 직장동료의 도움도 필요하다.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에 당뇨 환자가 과음을 하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도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김경민이 앞으로 평생 가는 인기도 얻고, 당뇨도 지금처럼 평생 잘 관리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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