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암 치료기’ 국내 도입 급물살

2015년 1월 국내 첫 번째 중입자 암센터 개원 예정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리는 중입자(重粒子)가속기를 이용한 암치료센터 건립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입자가속기 암센터 국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유니드파트너스(대표 조규면)는 13일 연세대 알렌관에서 덴마크 왕립연구소 산하기업인 단퓌직(Danfysik)사와 독일 지멘스(SIEMENS) 등으로 구성된 유럽 컨소시엄의 대표인 단퓌직과 관련 시설 도입에 관한 본계약(MO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 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에서의 치료 모습.

■ 2015년까지 중입자 가속기 암 치료실·신약개발 연구센터 등 건립

프로젝트 시행사인 유니드파트너스는 이번 본계약 체결을 계기로 이 사업을 위한 한-유럽 컨소시엄을 구축하고 국내 유수의 학계, 연구소, 의료기관과 연계해 총사업비 약 3,500억원을 들여 중입자 암치료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2015년 1월 개원을 목표로 송도국제화복합단지, 제주도, 대구첨단의료복합단지 등의 후보지 중에 첫 번째로 건립될 이 암센터에는 핵심시설인 중입자 가속기와 암 치료실을 비롯해 신약개발 등을 위한 연구센터 및 관련 부속시설이 들어선다.

이 사업은 현재 독일 항구도시 킬(Kiel)에 건설 중인 북유럽방사선종양센터(NRock)의 장비를 이전 설치하는 프로젝트로 이 종양센터에는 덴마크 단퓌직이 중입자가속기를, 독일 지멘스가 치료와 진단기술을 공급해 현재 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단퓌직은 한국으로의 설비 이전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유니드파트너스 조규면 대표는 “중입자가속기 암치료센터는 지난 2009년 세계 처음으로 독일 하이텔베르크대학병원에 건립돼 매년 1,000명 이상의 암환자가 치료를 받으면서 탁월한 치료 효과가 인정됐다”며, “북유럽방사선종양센터 장비는 하이델베르크 모델을 향상한 장비로 현시점에서는 가장 우수한 첨단 장비(2008년 PTCOG 학회 인정)”라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또 “북유럽방사선종양센터 장비와 유사한 성능으로 최근 완공돼 가동 중인 독일 마르부르크 중입자 암치료센터에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 참여를 하게 된다”고 밝히고, “내년부터 국내 중입자 암센터가 개원하기 전까지는 우리나라 암환자들이 독일로 건너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일반 방사선 치료시에는 방사선량이 암조직(빨간색)과 정상조직에 동일하게 분포돼 있으나(사진 좌), 탄소 중입자 치료에서는 제거할 암조직 부위에만 집중 분포돼 있다.

■중입자 암 치료, 수술 않고 통증과 재발 없어

중입자 가속기는 양성자를 포함한 중이온(헬륨, 탄소, 질소, 우라늄 등)을 전자기 힘으로 빛의 속도(초당 30만㎞) 가까이 가속하는 장치로, 핵물리·전자·생명과학과 접목되며 새로운 첨단 융합기술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용, 분석용, 연구용 및 산업용으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나노입자 생산 가공, 단백질 구조분석, 암 치료 등 첨단기술 연구와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특히,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암 치료는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방사선 치료에 쓰이는 X선, 감마선 등은 암이 있는 깊이까지 가는 동안 방사선량이 급격히 줄어 치료 효과가 낮고, 또 암 조직 주변의 정상세포를 손상시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양성자와 중입자는 조사 직후에는 체내 에너지 흡수가 적고 암 조직에 도달할 무렵 절정에 달했다가 그 후 다시 낮아지는 물리학적 특성(이를 ‘Bragg Peak’라 함)이 있다. 이 현상을 이용한 양성자 가속기와 중입자 가속기는 적은 양의 방사선으로도 인체 깊숙이 숨어 있는 암세포를 정밀 타격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의 피해가 작고 치료 효과도 뛰어난 특성을 지닌다.

특히 중입자 치료는 양성자 치료에 비해서도 암세포 파괴력이 4배 정도 클 뿐만 아니라, 입사선량이 10% 정도 적어 부작용도 그만큼 적다. 현재 양성자 암 치료기는 국립암센터에서 가동 중이나 중입자 치료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았고, 독일과 일본에서 시술 중이다.

■치료시간 1회 2~5분으로 2~6번만 치료… 췌장암·폐암 완치율 80% 이상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암치료는 회당 치료 시간이 2~5분에 불과해 기존 방사선 치료의 40~60분, 양성자 치료의 30분에 비해 현저히 짧고, 치료 횟수도 기존 방사선 치료가 28~33회, 양성자 치료가 28~30회인데 비해 2~6회로 적다. 치료 기간도 1~2주 정도로서 이른 시일 안에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 화학요법이나 외과수술이 힘든 암환자들이 비교적 무리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중입자 가속기는 또한 암세포 밑에 숨은 저산소 세포(암세포로 발전 가능성, 전이 가능성 있는 세포)까지 궤멸시키고, 여러 종류의 암 중 생존율이 낮은 간암, 두경부암, 육종, 폐암 등에도 치료 효과가 높다. 특히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췌장암, 폐암 등에서도 80% 이상 완치에 가까운 결과를 보여 주고 있다

■치료비와 비교해 완치율 높고, 외국인 의료관광 유치 따른 시너지 높아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암 치료는 부작용을 최소화한 높은 치료 효과 때문에 암환자들의 관심이 매우 높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병원에 설치한 최초의 중입자 치료센터에는 첫해부터 예약환자가 밀렸고, 미국에서도 많은 암환자가 예약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비는 대략 3,000만~5,000만원 선이다. 언뜻 생각하면 매우 높은 비용으로 보일 수 있으나, 암 환자 한 사람의 치료 및 사망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1억~2억원을 넘어서면서도 완치를 확신하지 못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비용 대비 효과가 오히려 높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에 중입자 암치료센터가 완공되면 국내 암환자뿐만 아니라 외국인 환자 유치도 크게 활성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 해 우리나라에는 8만명의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다녀갔다. 관련 업계에서는 중입자 암센터를 개원하면 한 해 의료관광객이 2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럴 경우 암센터가 건립될 지자체는 세수 증가와 함께 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중입자 가속기를 이용한 뇌종양 치료 모식도. 첨단 이미징 처리기술과 제어기술로 목표를 정확하게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중입자 가속기는 진료 및 치료 시간을 제외한 여유 시간에 신약개발 등의 연구개발 부문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제약회사의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유치 등 관련 산업의 연계 발전이 가능해 센터 설립에 따른 부가적 파급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규면 대표는 “중입자 암치료센터는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 국내 암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고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암 치료의 메카가 될 뿐만 아니라 기초·응용과학과 생명·우주공학, 대체에너지 개발사업, 암 치료제 개발 등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의 원천기술 축적과 국산화를 가능하게 하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철 기자 jcpar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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