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약 편의점 판매 앞두고 업계 ‘분주’

15일부터 상비약, 약국 외 판매 마무리 준비 한창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 개시일이 15일로 다가오면서 관련 업계는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와 관련된 업계는 크게 제약사와 편의점 업계, 그리고 업주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이 중 이번 편의점 상비약 판매 때문에 가장 곤란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제약사라고 할 수 있으며 판매일선에 나서는 편의점의 업주 역시 상비약 판매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반면, 정부와 편의점업체는 이번 편의점 상비약 판매가 국민들이 의료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부-편의점 업계 “국민 건강에 큰 도움 될 것”

정부 측과 편의점업계에서는 편의점 상비약 판매에 대해 큰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라디오 국정연설에서 “그동안 약품을 약국에서만 판매해 왔기 때문에 아이가 있는 분들은 휴일이나 밤늦은 시각에 필요한 약을 구할 수가 없어서 애 태웠던 경험이 누구나 다 있을 것”이라면서 “의약품 이용은 생명과 관계된 일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의료 전문가의 관리와 지도가 필요하지만 제한된 범위 내에서 국민 불편을 더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관계자 역시 “시행 첫 해에 60%이상의 편의점이 등록했다는 것은 성공적이라고 본다”라며 “입장차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 역시 국민들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보호”라고 말해 상비약의 편의점 판매에 대해 낙관하는 입장을 보였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는 상비약 판매가 편의점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보이고 있다.

국내 편의점 유통업체의 관계자는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니냐”며, “지역주민을 상대로 하는 장사인 만큼, 지역주민들이 안심하고 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제약업계-편의점 업주 “수익에 큰 도움 안되고 번거로워”

편의점 상비약 판매가 다가오면서 제약사들은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제약사 관계자 입에서 “차라리 우리 회사 제품이 납품리스트에서 빠진게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모 제약사의 관계자는 “제약사와 가장 밀접하게 연관을 맺는 곳이 약국인데 편의점에서 의약품을 팔게 되면서 약국의 눈치를 안 볼래야 안볼 수 없다”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약품들은 실질적으로 크게 수익성이 높은 약품들도 아닌데, 괜히 약사들과의 관계가 어색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제약사의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판다고 하더라도 제약사에 큰 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한 뒤 “약국의 눈치는 눈치대로 보고, 소량생산을 위해 생산라인은 새로 구성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상비약을 판매해야 하는 편의점 업주들 역시 상비약 판매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복잡한 관리규정과 엄격한 처벌규정 때문에 본업에 지장을 느낄 정도로 번거롭다는 것이다.

서울 시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편의점 업주는 “얼마 전 4시간 가량 상비약 판매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고 밝힌 뒤 “상비약을 판매해서 얻는 수익과 약품에 대한 관리와 점검, 교육 등에 소비되는 시간과 압박감 등을 생각하면 상비약 판매가 번거롭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이 업주는 “거의 모든 편의점은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 운영을 하는데, 이들의 근무기간이 그렇게 길지 않다”고 전제한 뒤,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올 때마다 업주가 교육을 해야 하는데 이것 역시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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