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먹었던 쇠고기, 알고 보니…

급식 쇠고기 25%, 원산지 바뀌어

올해 서울 시내 학교 급식용으로 유통된 쇠고기 가운데 4분의 1은 도축 당시의 것과는 다른 개체의 고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학교 급식용 쇠고기 표본 109건 가운데 28건이 도축 당시의 DNA와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쇠고기로 뒤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신고된 것과 다른 쇠고기를 납품했다가 적발된 업체는 전체 조사대상 업체 27곳 중 절반이 넘는 14곳이었다. 유통 과정에서 원산지나 품질 등급 등 주요 정보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학교 급식용으로 유통된 쇠고기를 수거해 DNA 검사를 한 결과다.

이 가운데 한우는 불일치가 15건, 육우는 13건이었다.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쇠고기 이력추적제’를 전면 시행하고 모든 소에 개체식별번호를 부여한 뒤 소의 사육과 도축, 가공, 그리고 판매에 이를 때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소가 질병에 걸리거나 위생에 문제가 생겼을 때 감염 경로나 발병 원인 등을 찾고 즉시 회수하기 위해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개체식별번호를 근거로 현재 도축되는 모든 소의 DNA 시료를 보관하기 때문에 DNA ‘불일치’ 판정이 내려진다는 것은 유통 중인 소의 개체나 등급 등이 도축 당시와 다르다는 의미다. 연구원은 이번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와 농수산물유통공사, 서울시교육청 등과 협조해 급식재료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또한 이번에 적발된 업체 14곳에 대해 학교 급식용 쇠고기 납품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경찰에 이들 업체를 고발 조치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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