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욱 칼럼] 고카페인 ‘에너지 드링크’의 위험성

과학산책

심장병·당뇨병·ADHD 청소년은 위험

지난 주 미 식품의약국(FDA)은 ‘몬스터 에너지’ 제품과 관련한 사망 사례 5건을 공개하고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카페인이 많이 들어있는 이른바 ‘에너지 드링크’는 얼마나 위험할까.

몬스터 한 캔(682mL)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약 240㎎,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의 5배, 원두커피의 2배 남짓이다. 성인의 치사량은 약 5g으로 진한 원두커피 25잔 이상에 해당한다. 이만큼 섭취하기는 쉽지 않다. 그에 앞서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우며 머리가 아프기 때문이다.

에너지 드링크에는 카페인 뿐 아니라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아미노산인 타우린과 카페인을 함유한 식물인 구아나라 성분도 들어있다. 영양보충제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식품과 달리 FDA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 탄산음료의 카페인은 0.02%를 넘지 못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지난 해 ‘미국 약물남용 경고 네트워크’에 따르면 2005~2009년 미국에서 에너지 드링크와 관련해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10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원인의 44% 이상은 알코올 같은 것을 섞어서 마신 것이었다. 에너지 드링크만을 탓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5명이나 사망한 원인은 무엇일까. 해당 제품의 카페인 양은 건강한 성인이라면 최악의 경우 신경과민을 일으키는 정도다. 사망 원인은 알코올 등을 섞어 마셨거나 지병을 앓고 있던 탓일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 사망자인 14세 소녀는 혈관이 잘 손상되는 유전 질환이 있었다. 그 탓에 혈관을 확장하는 카페인의 효과가 증폭됐을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드링크는 한국에서도 몬스터를 포함한 11종이 팔리고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소위 ‘붕붕 주스’가 유행하는 등 주요 소비층이 청소년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소아과학(Pediatrics)’ 저널에 실린 논문 ‘에너지 드링크가 어린이, 청소년, 청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자.

이에 따르면 심장병, 당뇨병,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위험할 수 있다. 또한 과다 섭취하면 심장이 너무 빨리 뛰는 심계항진, 간질 발작, 뇌중풍, 드물지만 돌연사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독일, 아일랜드, 뉴질랜드에선 간 손상, 콩팥기능과 호흡 장애, 고혈압, 심장병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프랑스, 덴마크, 터키 등은 이들 제품의 판매를 금지 또는 제한하고 있으며 노르웨이는 15세 이하에게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한국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을까. 식약청은 최근 “내년 1월부터 1mL당 카페인 함량이 0.15㎎ 이상인 제품에 대해 총 함량을 표시하고 어린이 등은 섭취를 자제하라는 주의 문구를 넣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대책은 안이해 보인다. 동아제약 ‘에너젠’의 카페인 함량만 해도 1mL당 1.79㎎, 미국에서 문제가 된 몬스터 제품의 5배가 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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