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환자 우울증 심각 왜?

건선으로 인한 환자들의 정신적 고통 및 삶의 질 저하 문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선학회는 이러한 건선 질환의 이해를 돕기 위해 11월 한 달 동안 ‘건선 바르게 알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건선은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비전염성 만성 피부질환으로 붉은 반점과 비늘처럼 일어나는 피부각질(인설)을 동반한 발진(구진)이 주로 압력이나 마찰을 받는 부위 즉 팔다리의 관절 부위, 엉덩이, 두피 등에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 한 번 발병하면 10~2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평생 재발 우려를 안고 살아야 한다. 주로 10~30대 사이 남녀 젊은 층에서 많이 나타나며, 발병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리 몸의 면역학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대한건선학회(회장 이주흥)가 건선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 및 건선에 대한 편견 극복, 올바른 치료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펼치는 ‘제1회 건선 바르게 알기 캠페인’을 통해 2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건선 환자들은 암, 심장 질환 환자들과 유사한 수준의 육체적, 정신적 기능의 저하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7명의 건선 환자를 대상으로 벌인 연구에 따르면 건선 환자의 9.7%가 자살성 사고를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5.5%는 실제로 급성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건선 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비건선 환자보다 우울증이나 불안증, 자살 충동 등의 정신장애 발병률도 각각 39%, 31%, 44%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최근 건선이 당뇨병, 심혈관계 질환(고혈압, 죽상경화, 심근경색, 심부전)과 연관성이 있다는 보고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선 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고혈압, 당뇨병 동반에 관한 조사를 시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선 환자에서 당뇨병이 나타난 비율은 21.4%(84명 중 18명)로 대조군 6%(100명 중 6명)보다 3배 이상 높았으며, 건선 환자의 고혈압 동반 비율(29.8%, 84명 중 25명) 역시 대조군(17%, 100명 중 17명)보다 1.45배 높았다.

또한, 한림대학교병원에서 건선 환자 197명과 대조군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건선 환자의 대사증후군 유병률은 17.8%(35명)로 대조군 11%(44명)보다 6% 이상 높았으며, 심혈관 질환 유병률 역시 건선 환자가 4.6%(9명)로 대조군 1.7%(9명)보다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의 또 다른 문제점은 환자들을 향한 사회적 거부와 편견이다. 전염성 피부 질환이 아님에도 대부분 사람이 병변의 형태 및 모양 때문에 건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갖게 돼 건선 환자들을 사회적으로 고립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건선 환자의 26.3%(137명 중 36명)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거부당한 경험이 있었으며, 환자들의 72%(104명 중 75명)가 수영장 입장 거부, 대중목욕탕 입장 거부(64%, 104명 중 67명), 운동 시설 입장 거부(40%, 104명 중 42명) 등 직접적인 사회적 거부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의 삶의 질 척도를 이용해 건선환자와 일반인의 삶의 질을 비교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인 삶의 질, 심리적 안정, 사회적 관계 정도에서 건선 환자들(n= 71)이 일반인(n= 29) 대비 훨씬 낮은 점수를 보였다. 건선 환자의 삶의 질 점수는 75점, 일반인의 삶의 질 점수는 86점으로 건선 환자의 삶의 질 점수는 일반인보다 11점이나 낮았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대부분 환자들은 질환에 대한 낮은 인지 탓에 질환 발견 시 초기 대응에 실패하거나 치료, 관리에 있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표한 ‘2011 전국 건선 관련 진료실 인원 현황’에 따르면 국내 건선 예상 환자는 약 150만명으로 이중 병원에서 건선 치료를 받은 환자 수는 약 23만명(전체 건선 환자 중 15.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건선 환자 10명 중 1.5명만이 제대로 된 병원 치료를 받은 것이다.

이는 건선 질환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병원에 가기보다는 자가 치료를 먼저 시도하거나, 민간요법, 보완대체의학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병률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병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1960년대에는 2.6% 수준이던 건선 유병률이 1970년에는 3.8%, 1980년대에는 4.7%, 1990년대에는 8.3%, 2000년대 들어서는 9.5%로 지속적으로 증가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선학회장 이주흥 교수(삼성서울병원 피부과)는 “건선은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대표적인 만성 피부 질환으로,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치료가 필수임에도 많은 환자가 건선 질환에 대한 이해 부족과 병원 진료에 대한 거부감 등으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병원을 찾아 전문의 상담을 통해 증상에 따른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건선 바르게 알기 캠페인 기간인 11월 한 달 동안 ‘건선 바르게 알기’ 건강강좌가 전국 주요 병원에서 진행된다. 건선 질환에 대한 오픈 강좌가 시행되는 이번 건강강좌는 건선 환자와 가족은 물론,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건강강좌 진행 병원

▲11월 3일 부산대학교병원 건강강좌

-장소: 부산대학교병원 E동(9층) 강당

-시간: 오후 2시~5시

▲11월 17일 조선대학교병원 건강강좌

-장소: 조선대학교병원 2층 하중현홀

-시간: 오후 2시~4시

▲11월 24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건강강좌

-장소: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마펫홀
-시간: 2시~5시

 

 

    박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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