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신약, 국가 차원 인프라 마련해야“

대학교수가 아닌 연구원이 처음으로 대한약학회 학술대상에 선정됐다. 주인공은 23일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제43회 학술대상을 수상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형규 박사(사진)다.

이형규 박사는 천연물 신약개발 연구 활성화 공로로 이번 학술대상에 선정됐다. 이 박사의 연구를 통해 개발된 천식치료제, 항동맥경화제 등은 원천기술 7건은 산업체로 이전되기도 했다.

23일 대한약학회 추계학술대회가 열린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이형규 박사를 만나 수상 소감과 우리나라 천연물신약 현황에 대해 들어봤다.

이 박사는 “신약개발 연구 중 천연물 연구를 하고 있어 천연물을 여러 나라에서 들여와 우리 기업과 연구소 등 원하는 곳에 이전하고 있다. 그런 것이 눈에 띄어 이번 상을 받은 것 같다”면서 “약학이라는 것이 기초적인 분야이면서도 산업화 차원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학회에서 중시해서 준 것이 아닌가 한다. 대학 교수가 아닌 사람이 받았다는 새로운 기록이라는 점에서 영광이다”라고 수상소감부터 운을 뗐다.

이어 이 박사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설명하며 “근래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에 부족하지만, 특히 중요한 약용식물자원 등을 찾기 위해 현장 방문도 하고 해당 분야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해외생물소재연구사업이라고 해서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업은 천연물식약, 기능성 식품의약 및 기타 산업용 천연소재 개발을 지원하는 것으로, 해외 유용 생물소재를 확보해 추출물은행, 생물소재은행 등을 구축하고 국내 산학연 연구자에게 생물소재를 제공하는 내용이다.

이 박사는 “생물 다양성이 있는 동남아의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그리고 페루나 코스타리카, 칠레 등의 남미 국가 등과 협력해서 자원을 들여오고 있다”면서 “1년에 3,000~3,500점 정도 시료가 들어온다. 이 시료들을 연구실에서 추출물로 만들어 관련 업체에 서비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규 박사는 이러한 생물자원의 개념을 설명하면서 “나고야의정서에 따라 생물다양성이라는 자원을 인정하고, 그것을 사용하려면 보상을 해야 하는 일종의 특허권과 비슷한 보호장치가 생기고 있다”면서 “비용이 들더라도 우리가 선점해서 연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선점 효과에 따라 차후 협상에도 이점이 있고, 국내 업체들이 다른 나라에 앞서 산업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리가 먼저 해야 한다”고 천연물 개발사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이 박사의 이러한 노력은 이미 국내 기업 등에서 산업화 단계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한 제약사는 이형규 박사의 연구를 바탕으로 글로벌 천연물신약사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또 다른 회사는 이 박사의 동맥경화 치료 물질을 미국 시장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이 박사가 만든 화장품 소재는 한 화장품 회사에서 인체 시험을 마친 상태다. 이 외에도 아직 기술 이전이 되지 않은 상태로 진행을 기다리고 있는 물질들도 있다.

끝으로 국내 천연물신약 개발 수준에 대한 질문에 이형규 박사는 “부분적으로는 상당히 앞서있다. 국내에서 스티렌 등 이미 천연신약이 성공한 사례도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글로벌 마켓에서의 경쟁력을 보면 몇몇 회사는 괜찮은 수준이지만 대부분 아직 국내에서는 글로벌 마켓으로 가기 위한 표준화가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제품으로 가기 위한 글로벌 임상 등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런 점들이 문제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 박사는 또 “가장 큰 시장이라는 점에서 극복해야 할 가장 큰 허들은 역시 미국 시장”이라면서 “그러나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우리가 중국을 상대하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형규 박사는 천연물신약과 관련한 전담 정책과 기구의 필요성, 국가 차원의 대응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천연물신약 생산·개발과 관련한 인프라를 우리가 빨리 개발해 줘야 기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보건복지부와 접축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진철 기자 jcpar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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