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한다면 하늘 높이 다리 올려!

며칠 전에 지인들과 점심을 먹다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난 분이 내게 이런 말을 건넸다. 섹스 칼럼을 쓰는 사람이니 파트너가 잠자리에서 기대치가 아주 높겠다며.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가 남자 위에 걸터앉아 <강남스타일>식 말춤이라도 추는지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강남스타일> 덕에 더 이상 북한의 정세가 처음 만난 미국인들-특히 중장년층-과의 대화 물꼬가 아닌 점에 미국에 사는 한국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한다.

여하튼 돌아오는 길, 그 기대치라는 말이 내내 뇌에 맴돌았다. 그리고 그날 밤에 내 남자와 잠자리를 가진 나. 과하지 않은 애무에, 남자의 주도로 자세가 바뀌는, 별반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섹스의 흐름에 몸을 맡기다 그 놈의 ‘기대치’라는 말이 퍼뜩 생각나 갑자기 혼자 안달이 났다. 진짜 오랜만에 그의 골반을 타고 오빠를 외치며 말춤이라도 출까 아니면 침대 밖으로 나가야 하나 고민을 하며. 내 남자의 허리에 감긴 다리를 풀려는데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그는 ‘좀 더!’의 신호로 알아들었는지 내 두 다리를 한 손으로 꽉 잡아 골반을 들어 올린 다음 좀 더 높은 앵글에서 피스톤 운동을 이어간다. 그래, 이거야~! 내 기대치를 웃도는 상대의 적극성에 신이 난 나는 그가 내 다리에 얹은 손을 풀어도 다시 다리를 들어 올려 그의 목을 감쌌다. 남성상위 자세에서 질 앞벽은 물론 질 통로 깊숙한 곳까지 페니스를 초대하기엔 이것보다 좋은 게 없지, 암.

돌이켜보면 내 다리도 처음부터 남자 목에 목걸이처럼 자연스레 척, 걸린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면 좋다는 걸, 배웠다. 여자의 본능은 어디까지나 남자의 허리가 마지노선이지 어깨와 목 라인까지 다리를 올리는 것은 철저한 교육의 힘이다. 일대일 레슨. 코치는 남자친구. 물론 깊은 삽입감을 위해 다리 앵글 변화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아는 사람이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방법은 계속 새로운 것을 연습하는 것이나 더 나은 방법은, 잘 아는 사람에게서 배우는 거다. 나는 운이 좋아서 일찍 이런 남자를 만나 정상위가 마냥 지루한 섹스 포지션이 아니란 걸 몸으로 습득했다.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다리를 위로 치켜드는 건 무조건 옳다. 여자의 다리를 하늘 높이 들어올리기에 좋은 방법과 나쁜 방법은 있어도 잘못된 방법은 없다. 나의 최고의 사랑 ‘뒤에서 삽입하기’ 만큼이나 여자의 성감대를 아주 깊숙이 건드리며, 또 복잡한 스킬을 요하지 않아 편하다. 물론 남자는 자세의 비주얼이 주는 정복감과 함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반응’이란 걸 파트너로부터 기대할 수 있고.

다리를 벌리는 것으로도 모자라 다리를 남자 목에 걸치는 게 혹 섹스에 기갈 들린 사람처럼 천박하게 보일까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침대에서 ‘천박하게’ 보이기가 얼마나 힘든지, 웬만큼 섹스에 적극적이지 않고서야 도달할 수 없는 경지란 걸 다들 잘 알지 않나. 부끄러움과 천박함을 혼돈할 필요는 없다 이 말이다. 물론 나는 지금은 두 다리를 남자 목에 감는 행위에 어떤 부끄러움도, 거북함도 없다. 다만 홍콩의 구룡반도 어느 구석의 정육점에 거꾸로 걸린 오리 다리처럼 보일까 살짝 신경은 쓰여도.

글/윤수은(섹스 칼럼니스트, blog.naver.com/wai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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