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꿈치 수술해서 공 잘 던지겠다고?

‘토미 존 수술’로 기량 향상 노려

‘토미 존 수술(Tommy John surgery)’은 웬만한 야구팬이라면 한번 쯤 들어봤을 만한 용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1970년~1980년대 288승을 올리며 정상의 왼손투수로 활약했던 토미 존. 그는 선수 생활 중간 때인 1974년 왼쪽 팔꿈치의 척골 측부인대가 파열되는 위기를 맞았다. 척골 측부인대는 손바닥을 위로 했을 때 안쪽에서 팔꿈치를 지지하는 인대로 이곳이 파열되면 투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치명적 부상이다

토미 존은 당시 소속팀 다저스의 주치의였던 프랭크 조브 박사로부터 획기적인 수술을 제안 받았다. 건강한 팔에 있는 근육의 힘줄을 떼어내 부상한 팔에 옮겨 심는다는 것이다. 성공률이 5%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토미 존은 수술을 받았고, 1년 반에 이르는 재활을 거친 뒤 1976년 마운드에 복귀했다. 이후 그는 3번이나 20승 투수가 되는 등 13년 뒤 은퇴할 때까지 164승을 더 거두며 맹활약했다.

‘토미 존 수술’로 명명된 ‘척골 측부인대 재건술’은 그 뒤 팔꿈치를 다친 수많은 야구선수들을 살렸다. 현재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과 한국프로야구 ‘세이브왕’ 오승환(삼성 라이온즈)도 이 수술을 받고 재기에 성공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 고교와 대학 야구 선수들이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토미 존 수술’을 받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문제가 되고 있다. 폭스뉴스(FOX News)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많은 수의 학생선수들이 ‘토미 존 수술’이 마치 기적을 일으키는 구세주가 되는 것처럼 오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 양키스 팀의 주치의이자 콜롬비아대학 정형외과 부교수인 크리스토퍼 아마드 박사는 “젊은 선수들이 수술을 하면 그들이 아주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것 같다. 이야 말로 약물을 먹어서 던지는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토미 존을 비롯해 많은 야구선수들이 이 수술을 받은 뒤 성공적으로 재기를 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까지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다”며 “학생 선수의 50%가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상이 없는데도 이 수술을 받을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드 박사는 “어떤 수술이든지 항상 위험이 따른다. 토미 존 수술도 잘못하면 팔꿈치가 영구적으로 뻣뻣해지거나 근육이 찢어지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수술을 받은 뒤 곧바로 운동장에 복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드 박사는 “수술 후 최소한 1년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수술을 하면 14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수술이 성공해도 잘해야 113~130km 정도의 스피드 밖에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수술을 받아 운동 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생각보다는 무리하지 않고 휴식 기간을 갖는 게 부상 없이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들은 “학생 선수들은 1년에 최소한 2~3개월은 쉬어야 근육 조직이 다시 살아나 파열을 방지할 수 있다. 부상 없이 차츰 기량을 늘려나가야 정상급의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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