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후계구도 시리즈 – (1) 동아제약 강정석 부사장

운영 및 연구개발까지 총괄하면서 역할 강화

<편집자주>국내 제약업계가 3세 경영시대로 접어들면서 후계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는 선대 창업주들이 물러나고 2,3세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서는 후계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국내 제약사의 글로벌화를 적극 지원하면서 글로벌 감각으로 무장한 젊은 후계자 그룹에 제약업계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수성을 넘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국내 제약사들의 후계자 열전을 시리즈로 엮는다.

국내 제약회사 1위 동아제약의 후계 구도 중심에는 강정석(48) 부사장(대표이사·사진)이 자리잡고 있다.

강 부사장은 창업주인 할아버지 고(故) 강중희 회장, 전경련 회장을 지낸 아버지 강신호 동아쏘시오 그룹 회장의 뒤를 잇는 3세 경영인이다.

강신호 회장의 4남인 그는 지난해부터 동아제약의 영업, 마케팅 부문에 이어 연구개발까지 총괄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강 부사장은 강신호 회장을 보좌하며 한국제약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원배 사장과 호흡을 맞춰 동아제약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아제약은 2012년 상반기 국내 제약회사 매출 순위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 기간 동안 465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동기 대비 7% 성장했다. 2위는 녹십자로 3767억원, 3위는 대웅제약으로 345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제도 시행으로 많은 제약사들이 매출 감소라는 직격탄을 맞았지만 동아제약은 신약개발과 해외수출 확대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연간 매출 900억원을 올리는 천연물 위염치료제 스티렌 등 신약의 매출 성장과 바이오의약품 류코스팀의 터키 수출에 힘입어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는 러시아 출시에 이어 최근 중동의 UAE와 수출 촉진 MOU를 맺기도 했다.

강정석 부사장은 “신약 개발과 수출 확대를 통해 세계적 제약기업으로 성장해 나가자”는 강신호 회장의 경영 지침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강 회장은 글로벌 제약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연간 매출액 대비 수출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또 세계적인 브랜드 육성, 글로벌 인재 육성, 상호 신뢰 관계 형성을 통한 인맥 쌓기 등을 우선 중점 과제로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대표이사 부사장에 오른 강정석 부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운영을 비롯해 연구·개발 등 회사의 거의 전 부문을 관장하고 있다.

김원배 사장이 CEO(최고경영자)로서 여전히 경영전반을 총괄하지만 강정석 부사장이 기존의 영업 및 마케팅을 포함해 R&D 분야까지 책임지면서 사내 역할이 크게 강화됐다.

중앙대-성균관대 대학원(약학과) 출신인 강 부사장은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 경영관리팀장-메디컬사업본부장 등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지난 2005년에는 영업본부장을 맡아 부가가치가 높은 전문의약품의 매출비중을 확대, 제약업계 최초로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하는 수완을 보였다.

강 부사장은 2006년 계열사인 동아오츠카 사장으로 옮겨 이듬해 업계 전반의 침체에도 불구, 음료업계 중 유일하게 두자리수 성장(10.5%)을 기록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간판 제품인 포카리스웨트에만 의존하지 않고 녹차음료 등 신제품 개발에 몰두한 결과였다.

지난 2010년에는 영국계 다국적 제약사인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투자 등 협력관계를 맺는데 비중있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사 조심스런 행보를 하는 강 부사장도 당시 GSK와의 전략적 제휴 체결식에 김원배 사장과 함께 참석, 대외 배포용 기념사진을 찍어 관심을 모았다.

GSK는 동아제약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형태로 지분을 확보, 기존 신주와 자사주까지 더해 단일 주주로서는 가장 많은 9.9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후 GSK와 동아제약은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강정석 부사장은 지난해에는 포스텍과 바이오기술 분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신약 기술개발을 위한 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강정석 부사장은 회사 안팎에서 겸손하고 부드러운 처신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그와 만났던 업계 관계자는 “대외 행사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회사 내에서도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부사장은 강신호 회장의 네 아들 가운데 막내지만 유일하게 본사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강 회장이 그를 경영권 승계자로 공표한 것은 아니지만 유력한 ‘후계자’로 대내외적으로 공인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몸가짐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강 회장이 회사 현안을 직접 챙기고 의욕적으로 대외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후계’ 얘기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동아제약측 관계자는 “강정석 부사장이 운영 및 연구개발을 총괄하면서 사내 역할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경영권 승계로 확대해석은 말아달라”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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