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의협 회장 “자정선언,면피 발언 아니라 전략”

“자정선언 한 번 없었던 100년 의협의 역사가 더 큰 문제”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13일 자정선언 계획과 관련한 ‘면피’ 논란을 일축했다.

노환규 회장은 이날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의료악법 규탄대회’에서 기자와 만나 “자정선언은 전략적 발언”이라면서 “앞뒤를 자르고 보도하다 보니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또 “이언주 민주통합당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등과 관련해 법이 개정되기 전에 의사 사회에서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는 게 자정선언 계획과 발언의 취지”라고 밝혔다. 이언주 의원은 살인이나 사체 은닉을 한 의료인의 면허를 영구 박탈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노 회장은 “100년이 넘은 의협 역사에 자정선언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면서 “고도의 윤리성이 요구되는 의사 사회에서 자정선언으로 새로운 문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면피’발언을 “법이 개정되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전에 우리가 자정선언을 하고 자정기구를 만드는 등의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노 회장은 또 “정부가 법으로 의사들의 면허를 관리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라면서 “별도의 면허 관리기구를 만들고 의사 사회가 스스로 이러한 자정기구를 통해 윤리적인 관리를 해 가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우선 자정선언을 한 뒤 길게는 4~5년이 걸리는 별도의 면허관리국을 설치하는 전략적 움직임을 갖자는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 회장은 “자정선언이 우선되지 않으면 의사들의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자정선언과 함께 의사 사회 자체의 윤리적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환규 회장은 12일 열린 의사협회 상임이사회에서 일부 참석자들의 자정선언 계획 반대 입장에 “자정선언은 일종의 전략적 접근이며,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떤 주장을 하더라도 면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전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12일 성명을 내고 “노 회장의 개인적인 의견을 협회의 의견처럼 발표하면서 다수 회원을 비도덕적 의사로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전국의사총연합은 같은 날 “노환규 의협 회장의 자정의지를 환영하며 적극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박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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