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항생제, 인간의 비만을 유발한다고?

장내 박테리아 구성비 바뀌면 체지방 늘어나

가축을 살찌우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가 인간 비만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됐다. 고기나 유제품에 포함된 소량의 항생제가 인체의 장내 박테리아 균형을 변화시키고 이것이 영양분의 소화흡수율을 늘려 비만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미국 뉴욕대 의대의 마틴 블레이저 교수는 “인류가 비만해지기 시작한 것은 항생제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면서 “우리의 연구 결과는 양자간에 연관성이 있다는 실험적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젖을 떼는 단계의 생쥐에게 페니실린을 비롯한 보편적 항생제를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항생제의 용량은 농부들이 가축을 키울 때 사용하는 저용량과 같은 수준이었다.그 결과 항생제를 투여한 생쥐는 그렇지 않은 생쥐에 비해 체지방이 10~15% 증가한 것으로 타나났다. 그 원인은 항생제가 장내 박테리아 균형을 어긋나게 만들어 이것이 대사에 영향을 미친 데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생제가 체중증가를 유발한다는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장내 박테리아의 변화가 원인이라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의 조일승 교수는 “박테리아의 숫자는 동일하게 유지됐지만 종류별 구성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물질대사와 비만에 관계되는 호르몬을 생산하는 특정 아미노산, 그리고 인체에서 지질 생산을 늘리게 만드는 특정 지방산의 생산이 박테리아에 의해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뉴욕대 의대의 또 다른 연구팀은 항생제를 투여 받은 갓난아기는 비만이 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국제비만저널(the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 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생후 6개월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받은 아기들은 3세가 됐을 때 비만일 위험이 2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6개월 이후에 항생제가 투여됐을 때는 그 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두 가지 논문의 내용은 22일 폭스 뉴스가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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