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조직 기증할 의향은 50% 이상, 실제 기증은 0.0003%

미국은 한국의 44배에 달해…100만 명 당 133명 꼴

의대생의 약 75%, 일반인의 약 57%가 죽은 뒤 피부, 뼈 등 인체조직 기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처럼 높은 긍정적 의향에 비해 우리 국민의 인체조직 기증자는 인구 100만 명 당 3명 꼴(2009년 기준)에 그치고 있다.

인체조직이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에서 장기 등에 속하지 않는 피부, 뼈, 심장판막, 혈관, 연골, 인대, 건, 근막, 양막 등을 말한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지난달 전국 의대생 여름캠프 ‘스마일로드’에서 90여 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인체조직 기증의 의향을 조사한 결과, 75% 이상이 인체조직의 기증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증 의향이 있는 이유는 ‘알고 나니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서’가 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장기기증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24%), ‘사후 기증이라 육체적인 고통이 없을 것 같아서’(12%), ‘기타’(7%), ‘종교적 이유’(3%) 등의 순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가 온라인 패널 조사로 25~44세 남녀 2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6.5%가 인체조직 기증 의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기증 이유로는 ‘장기기증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76.1%), ‘알고 나니 꼭 필요한 일인 것 같아서’ (65.5%), ‘사후 기증이라 육체적인 고통이 없을 것 같아서’ (45.1%) 등을 꼽았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박창일 이사장은 “미래의 의사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인체조직을 기증할 의향이 높다는 점은 무척 고무적”이라며 “그러나 아직 실제 기증하는 비율은 너무 낮아 원인 분석과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선진국의 인체조직 기증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인구 100만 명 당 인체조직 기증자는 미국의 경우 133명 꼴, 스페인 58.5명 꼴, 호주 19.5명 꼴이다.

한편 기증 참여도가 낮은 것은 가족의 동의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의대생 설문조사에서도 ‘가족들이 반대할 것 같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인체조직 기증을 하지 않겠다는 답변이 11%나 됐다.

박창일 이사장은 “기증 서약을 했더라도 사후 실질적인 기증이 이뤄지려면 반드시 가족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기증 희망자는 그 의사를 가족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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