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수술 진상을 국민들에 알리는 계기될 것”

인터뷰: 송명근 교수 고소한 배종면 전 보건원 실장

“진실을 밝히는 것은 물론, 후배 연구자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선례를 만들자는 마음으로 법의 힘을 빌리기로 결심했다”

6일 배종면 제주대 의전원 교수(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임상성과분석실장)는 송명근 건국대 의대 흉부외과 교수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서울동부지방검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한 그는 기자에게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고소의 계기가 된 것은 2010년 보건의료연구원이 펴낸 보고서다. “2007년 3월~2009년 11월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397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15명이 숨지고 절반이 넘는 202명에게서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돼 이 수술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연구책임자는 당시 임상성과분석실장이던 배교수였다.

그는 “송교수는 언론 등을 통해 마치 내가 보고서를 조작한 것처럼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면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카바수술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배교수는 “다음 주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도 함께 제기할 예정”이라며 “배상금을 받게 되면 그 일부는 카바수술로 피해를 입어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을 위해 쓸 것”이라고 말했다. 배교수에게 소송을 제기한 배경과 카바수술의 안전성 문제를 들어봤다.

– 지난 2년간 송교수는 보고서가 조작됐다고 주장해왔다. 이제 와서 고소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 달 11일 송교수가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을 뒤늦게 접하고 고소를 결심을 하게 됐다. 송교수는 내 이름까지 거론하며 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건연)이 허위보고서를 냈다고 거짓말을 계속하고 있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아래는 지난 6월 11일자 중앙일보 헬스미디어 기사에서 송명근 교수가 주장한 내용이다.

‘카바실무위원회가 전향적 연구를 책임지고 해야 하는데 전혀 하지 않고 근거도 없이 카바수술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0년 11월 일어난 배종면 교수(당시 연구 책임자) 등 보건연의 만행이다. 보건연이 만든 허위 보고서에 조목조목 반박하는 보고서를 제출하고 항의했다. 결국 2010년 12월 복지부의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서 보건연의 보고서가 허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복지부 장관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카바수술이 유해하다’는 보건연 보고서는 국가 연구기관이 공익목적으로 수행한 연구의 결과물이다. 송교수는 ‘보고서가 조작됐고, 왜곡됐다’고 주장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와 보건복지부를 통해 그렇지 않다는 것이 입증됐다. ‘허위’‘경고’ 운운은 터무니없는 거짓 주장이다.

송교수는 나아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공익적 연구를 수행한 나를 지목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까지 했다. 나는 경찰에 3번, 검찰에 2번 출석해 송교수의 억지주장을 반박했고, 지난 5월 검찰에서 최종적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 뒤에도 여전히 조작설을 고집하는 송교수의 행태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나처럼 공무를 수행할 후배들이 이 같은 위협을 받는다면 누가 소신껏 일할 수 있겠나.”

-보건연 보고서가 객관적이고 정확한 내용임을 확신하는가.

“보고서는 대한흉부외과학회와 대한심장학회 등 관련 단체들이 추천한 전문가들과 함께 작성한 것이다. 송교수의 조직적 비협조라는 악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했다. 우리는 송교수가 수술한 환자의 진료기록 원본을 직접 검토했다. 보건연 또한 마지막 순간까지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보고서 작성의 근거가 된 원 자료들은 자료검토위원회와 성과확산위원회의 검토와 해석을 거쳤다. 그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 작성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최종 보고서를 제출했을 때 카바수술의 안전성과 유해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 명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 관련 전문가들이 모두 참여해 만든 것이다. 누가 봐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고 확신한다. 조작이라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 보고서의 결론, 즉 카바수술이 기존 수술법보다 유해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송교수는 과학적이고 객관적 근거가 아닌 자신의 주관적 판단을 내세우며 보고서가 조작됐다는 허위 사실을 계속 퍼뜨리고 있다. 특히 내 이름을 거론하며 금방 들통날 거짓말을 버젓이 하고 있다. 심지어 보건의료 통계 전문가인 내 자질까지 들먹였다.”

-이번 소송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무엇이 진실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를 남기고 싶다. 또한 송교수가 얼마나 엉터리 주장을 해왔는지도 만천하에 알리고 싶다. 소송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하고 싶다. 이를 계기로 국민들에게 카바수술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가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2010년 8월 제출한 보건연의 ‘카바수술 후향적(기존 수술의 성과를 조사한다는 뜻) 연구보고서’에 송교수와 보건연이 주고받은 모든 공식 문건을 부록 형태로 첨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해야만 혹시나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의 여지를 아예 차단할 수 있고, 배경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송교수는 카바수술의 논란을 ‘배종면 대 송명근’이라는 개인 간 구도로 몰고 가고 있어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 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면 내가 아닌 보건연을 상대로 고소를 하는 게 맞지 않나. 나는 공무원의 신분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나와 같은 일을 하게 될 후배들이 이런 위협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

송교수는 나의 고소와 소송이 매우 불편할 것이다. 뻔한 거짓말을 일삼아 왔기 때문에 답변하기 힘들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사실만을 이야기해왔기 때문에 얼마든지 송교수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 카바수술의 조건부 비급여 고시란 무엇이며, 왜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나.

“조건부 비급여 고시는 근거중심 보건의료행정을 목적으로 복지부가 처음 도입한 제도다. 신의료기술에 대한 행정적 조치의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근거는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위한 잣대를 말한다.

행정적 조치는 연구 결과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근거중심의 보건의료행정의 핵심이다. 복지부가 카바수술에 조건부 비급여 고시를 결정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런데 첫 단계부터 송교수가 협조를 거부해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전향적 연구계획서조차 제출하지 않는 등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 했다. 근거중심 보건의료행정의 초석을 다지는 중요한 첫 발을 송교수가 짓밟아버린 것이다.

때문에 지금은 조건부 비급여 제도에 대해 누구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 하지 않을뿐더러 서로의 역할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 복지부는 카바수술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결론을 내려하고 있지만, 이것은 복지부의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

– 카바수술 논란이 이어지는 데는 복지부의 잘못도 크다는 말인가

“근거중심의 보건의료행정을 이행하는 과정 속에 각자의 정해진 역할이 있다. 보건연은 관련된 근거를 창출하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근거를 토대로 국민에게 득이 되는지 실이 되는지 판단해야 하며, 복지부는 두 기관의 평가에 따라 행정조치를 내리면 된다.

그런데 복지부가 ‘게임의 룰’을 깨면서 모두가 혼란에 빠졌다. 복지부가 보건연 보고서를 못 믿겠다며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 보고서 내용을 조사하도록 한 것이다. 물론 조사결과는 보고서가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사실을 근거로 작성됐다는 것이다.

문제는 복지부가 송교수의 거짓말에 편을 들기까지 한다는 점이다. 그러면 국가연구기관인 보건연은 뭐가 되나. 중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고, 타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기관으로 판단해 복지부가 카바수술에 대한 전향적 연구 결과를 분석하도록 맡긴 곳이 보건연이다.

영국에 보건연과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국립임상평가연구소(NICE)가 있다. 새로운 의료기술의 임상진료지침 개발 등을 책임지고 있다. NICE가 만드는 보고서나 권고안은 무조건 의료정책에 반영되도록 법으로 강제되어 있다. 보건연은 이같은 선진국 제도를 벤치마킹하자는 취지로 세워졌다.

복지부가 ‘게임의 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일부러 그런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각자의 맡은 역할을 무시하는 행정을 해서는 안 된다. 복지부가 결정한 사항을 무조건 따르도록 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근거중심의 보건의료행정이 꽃을 피우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다.”

-보건의료 통계 전문가로서 카바 수술에 대한 의견을 말해 달라.

“새로운 의료기술이나 의약품이 도입될 때 가장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은 안전성과 유효성이다. 특히 안전성은 최우선으로 담보되어야 한다. 만일 신의료기술의 효과, 즉 유효성이 기존 치료법과 유사하다면 더 안전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절대 도입해서는 안 된다.

지난 2004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의해 퇴출된 페닐프로판올마민(PPA) 성분의 감기약이 대표적인 예다. PPA는 혈관 수축 작용이 있어 각종 종합감기약에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일정량 이상 먹으면 뇌졸중이나 뇌출혈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 문제가 제기됐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2000년 PPA의 퇴출을 결정했고, 식약청도 조사를 벌여 유해성을 확인한 뒤 2004년 8월 PPA 성분이 함유된 167종의 감기약 사용을 전면 금지시켰다.

보건연이 수행한 후향적 연구에서 카바 수술의 안전성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낼 수 있었다. 기존 수술법보다 재수술·출혈·심내막염 등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유해 사례들이 유달리 많았다. 연구에서 유효성을 판단할 수 없었던 것은 송교수가 판단근거가 될 자료를 아예 제출하지 않았던 탓이다.

안전하지 않은 신의료기술은 절대 국민에게 시술되어서는 안 된다. 게다가 유효성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도 없는 상태에서 카바수술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 신의료기술의 수혜자는 환자가 되어야지 이를 시행하는 의사가 되어서는 안 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송교수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학자로서, 전문가로서 제대로 논의나 토론을 한 적이 없다. 지난 2010년 10월 기자회견 때도 보고서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딴지 걸기’식의 지적을 일삼았다. 당연히 보고서에는 문제가 없었으니 그랬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해명을 했다. 심평원 카바수술실무위원회 9·10차 회의에서도 했고, 2010년·2011년 국정감사 때도 했으며, 지난 4월 부산에서 열렸던 전문가토론회에서도 역시 송교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송교수는 학문적으로 근거의 옳고 그름을 논의할 수 있는 자세가 되어 있지 않다. 대신 말장난과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 그러니 말의 앞뒤가 안 맞고, 자신이 한 말을 뒤엎는 촌극이 벌어지는 것이다.

나는 2009년 카바수술 논란이 불거질 때부터 사실만을 이야기해왔다. 때문에 누구보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일련의 과정을 잘 모르는 이들이 송교수의 말을 들었을 때는 진위여부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번 소송이 모든 혼란을 종식시키고, 올바른 정보와 진실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오현 기자 cartier1629@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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