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행성 관절염, 노인의 필연인가?

한양대 구리병원 류마티스내과 방소영

퇴행성관절염은 뼈와 뼈 사이의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손상되고 주위 조직에 퇴행 변화가 나타나서 생기는 관절염이다. 노인에게 가장 흔한 관절질환으로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과 엉덩이의 관절 등에 통증과 운동장애를 나타낸다.

관절은 관절연골, 뼈, 관절막등으로 구성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는 관절 연골에서 시작된다. 연골 구성성분을 생산하는 연골세포가 줄어들고 연골의 탄력성이 없어져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능력이 약해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골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점차적으로 병이 진행되면 염증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이 때문에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해진다.

1.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은?

과거에는 단순히 노화 현상으로 나이가 들면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연령, 성별, 유전적 소인, 비만, 관절의 모양, 호르몬 등이 작용하여 병의 심한 정도와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2.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증상이 다른가요?

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이와 달리 퇴행성관절염은 혈액검사 등의 면역학적인 검사는 모두 정상소견을 보인다.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나타나는 관절 이외의 증상(임파선염, 각막염, 폐 침범, 신경염 등)이 나타나지 않는다.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도 다르다. 아침에 주로 통증을 호소하는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달리 관절을 오랫동안 사용한 뒤에 증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저녁 시간이나 잠자기 전에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침범되는 부위도 다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가락이나 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을 주로 침범하지만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무릎과 엉덩이 관절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손과 발이 동시에 붓는 염증성 관절염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먼저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손가락에 통증이 있으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퇴행성관절염은 손가락의 끝 마디에 잘 나타난다.

3. 퇴행성관절염은 언제 시작되며, 누구에게나 나타나는지요?

관절 연골의 노화는 대부분 30대에서 시작된다. 그렇지만 정상적인 관절조직은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으므로 수년 동안 아무런 증상도 없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 증상은 50대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여성 환자가 남성에 비해 더 많다. 피부가 주름지고 머리가 희어지는 것도 개인차가 있듯이 관절의 노화도 개인차가 있다. 따라서 위험요소를 피하면서 부담을 많이 받지 않도록 적절한 운동으로 관절을 단련시켜 나가면 평생 건강한 관절로 지낼 수도 있다.

4. 퇴행성관절염은 어떻게 치료해야 합니까?

과거에는 노화현상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말해왔지만, 최근에는 이 질환의 원인이 단순한 노화현상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환자 각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서 얼마든지 병이 좋아질 수 있다. 즉 체중관리, 규칙적인 운동, 약물치료를 하며, 심한 경우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운동 능력은 개인차가 사람마다 똑같지는 않다. 누구나 처음 운동을 시작하면 힘들고 몸에 무리가 간다고 느끼게 된다.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적응이 되고 단련된다. 운동량은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서 점차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 관절에 부담이 적으면서(수영, 보행, 관절염 태극권 등) 장기간 꾸준히 수행할 수 있는 종목을 택해서 규칙적으로 단련시켜 나가면, 건강한 관절 상태를 평생 동안 유지할 수 있다.

약물의 종류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있으므로 환자의 여러 가지 상태를 고려하여 가장 적절한 약을 선택할 수 있다. 단순한 진통작용을 뛰어넘어 연골세포의 수명을 연장한다거나 관절 내 윤활작용에 도움을 준다거나 하는 등의 약을 병의 기전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다.

최근 수년 사이에 관절 질환에 사용되는 약제는 다양하게 개발되었다. 단순히 소염진통제라고 불리어지던 것도 그 성분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세분화 되었고 각각의 특성에 맞추어 약물 선택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약물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여러 가지 검사를 시행하고 전신 상태를 충분히 검토하여 가장 이상적인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또한 염증을 가라앉히는 성분 이외에 관절 보호 및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되는 약을 적절히 함께 사용함으로써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먹는 약제뿐만 아니라 붙이는 약, 바르는 약, 주사제 등이 있다.

약에 대한 반응은 사람마다 아주 다양하다. 통증이 나타난 날부터 약물치료를 시작하여 1~2개월 내에 증상이 좋아진 경우도 많이 있다. 대개는 수년에 걸쳐서 상당기간 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본인이 관절을 보호하고 근육을 단련시키는 노력을 들여야 한다. 이런 노력에 따라서, 또한 약물의 반응 정도에 따라서 치료기간은 얼마든지 줄어들 수 있다.

장기간 약물 복용이 두렵고 귀찮아서 통증을 참아가며 관절이 망가지도록 방치해서는 안된다. 또한 단기간에 해결이 가능하다고 선전하는 민간요법에 현혹되어, 병이 악화되도록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주고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잘 견뎌내도록 단련시켜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약물 치료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운동이나 물리 치료를 통해서 관절을 보호하고 단련시킴으로써 증상 호전 및 병의 경과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환자 상태를 충분히 파악하여 가장 적절한 방법을 택해야만 하므로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 관절염, 노인의 필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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