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배기가스 흡입, 간접흡연만큼 위험”

국제암연구소 전문가, “폐암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

“걸거리에서 디젤 배기가스를 들이마시면 간접 흡연만큼 해롭다. 폐암을 유발할 위험도가 간접 흡연과 비슷한 정도다.”

지난 20일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커트 스트라이프(53·사진) 박사는 “한국은 물론 세계 각국이 디젤 엔진 배기가스에 대한 관리를 더욱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인인 그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의 ‘발암요인 기록부(Monographs Programs)’ 책임자로서 암 예방과 관련된 여러 국제학회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날 경기도 일산에서 열린 ‘국립암센터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했다.

최근 국제암연구소(IARC)는 최근 3등급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던 디젤 배기가스를 석면·비소와 같은 1등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발암물질은 1~5등급으로 나뉘며 1등급이 가장 위험하다. 이에 대해 그는 “미국립암학회는 지난 3월 디젤 배기가스에 항상 노출되는 근로 환경에서 일하는 광부들의 폐암 발병율이 일반인보다 3~5배 높다는 조사결과를 지난 3월 발표했다”면서 “이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디젤 배기가스와 폐암의 연관성이 높다’고 결론지을만한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인 대기 환경에서의 디젤 배기가스 발암성 평가 연구는 아직까지는 부족하지만 영국 연구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제 3위 요인으로 나타났다”면서 “유해성이 심각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박이나 기차, 중장비 등 디젤 엔진이 쓰이는 분야의 근로자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며 “근로자는 보호 장비 착용을 일상화하고, 고용주는 더 안전한 작업장 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제 디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된 2007년 이전에 생산된 차량의 매연여과장치 장착율을 하루 빨리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7년 이후 디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된 덕분에 배출량이 상당량 줄어든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 이전에 생산된 차량들의 배기가스 수준은 현재의 규제기준에 미달하고 있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디젤 자동차 배기가스 허용 기준은 유럽‧미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규제 강화 이전에 생산된 차량 중 매연절감장치를 부착한 것은 20% 미만이다.

스트라이프 박사는 “한국에 머무는 동안 시간을 쪼개 제주도를 가봤는데 아름다운 자연풍경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면서 “이처럼 축복받은 환경에서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정부는 물론 한국 국민들도 함께 디젤 배기가스 절감에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오현 기자 cartier1629@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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