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섹스에서 살아남기

일상적인 섹스를 맺는 커플의 ‘안전하지 못한’ 첫 번째 잠자리 관문은 모닝섹스다. 매번 완벽하게 씻고 단장한 차림으로 데이트를 해도 하룻밤을 꼬박 지내고 난 다음날, 퉁퉁 부운 눈과 개구리 껍질 같은 막이 낀 입술 그리고 햇살에 비쳐 더 울퉁불퉁한 것 같은 허벅지의 셀룰라이트까지 여과 없이 노출되는 그런 아침에도 섹스를 하는 경우가 있다. 너무나 당연한 소리라 짚고 넘어가는 것조차 우습게 느껴지지만 자다 깬 모습조차 천사 같은 건 세상에 나온 지 몇 년 안 된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다. 20년만 지나도 관리하지 않으면 중력에 끌려 처지는 지방덩어리가 되는 인간, 이 연약한 인간을 빛의 속도로 취약하게 만드는 게 모닝섹스다. 미디어를 통해 과포장된 모닝 섹스의 로맨틱함만을 믿고 자연스러운, 100% 비무장의 상태로 잠자리를 맞이한다면 그나마 다져지고 있던 열정도 아침이슬처럼 사라짐을 각오해라.

모닝섹스 전 가장 긴급한 SOS를 보내는 곳은 입이다. 제아무리 귀신같이 치아 관리를 해도 누구나 가끔씩은 지독한 구취가 날 때가 있다. 천년의 사랑도 식어버릴, 드래곤의 숨결 같은 구취를 일어나자마자 그대로 흡입할 만큼 너그러운 상대는 세상에 흔하지 않다. 일단 파트너 몰래 화장실로 뛰어가 가글을 하자. 이 때, 더불어 눈가와 입가의 분비물 체크도 필수. 마우스 워시액이 없으면 치약이라도 한 번 씹고 뱉은 다음 재빨리 침대로 복귀할 것. 사실 이렇게 숨결을 관리해도 상대방이 매너 없이 지독한 냄새를 풍기며 달려들면 속수무책이다. 그런 파트너를 만날 때면 나는 최대한 베개에 얼굴을 쳐 박고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들었다. 신체의 허점을 감추고 섹스에 몰입하기엔 역시, 후배위다.

후배위 다음으로 모닝 섹스에 어울리는 플레이는 단연코 오럴 섹스다. 스스로를 상쾌하게 정돈한 자신감은 69자세를 위해 당신의 입으로 다가오는, 아직 씻기 전인 그의 페니스도 결국 배와 이어지는 똑같은 피부일 뿐이야, 라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준다. 여자의 오르가슴이란 성적으로 자존감이 높을 때 만족도도 올라가는데, 이렇게 스스로를 상쾌하게 유지하는 노력을 통해 오르가슴 곡선은 한결 빨라진다. 게다가 남성의 경우 아침이면 테스토스테론이 피크인 상태라 밤처럼 여자의 입 주위 근육이 마비가 될 정도로 페팅을 하지 않아도 페니스가 이미 돌처럼 발기하니 이래저래 오럴 섹스는 아침과 잘 맞는 궁합이다.

입냄새 다음으로 즐거운 모닝섹스를 방해하는 또 다른 큰 벽은 상대에게 강렬하고 멋진 인상을 줘야 한다는 압박감이다. 한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온라인상에서 남성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섹스 키워드가 페니스 크기와 섹스 시간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섹스 시간에 대한 남성들의 압박감을 체력적으로, 위생적으로 덜어주는 방법으로 함께 섹스 겸 아침 샤워하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섹스를 멋지게 해놔야 푹 잘 것 같은 저녁도 아니고, 바쁜 아침 시간의 욕조 안이니 길게, 잘 해야 한다는 책임감(?)에서 벗어나기에 안성맞춤. 또, 상대방의 몸을 샤워 스펀지로 닦아주는 것으로 전희를 퉁 칠 수 있으니 이래저래 고맙다.

사실 상대방의 체취도 그까짓 샤워쯤이야 하며 오럴 섹스만 건너뛰면 특별히 거슬리는 점도 없다. 상대가 4 킬로미터를 조깅하고 돌아와서 땀에 전 트레이닝 복 차림 그대로 당신을 눕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말이다. 모닝 섹스 전 조깅이라니, 일단 너무 한국적이지가 않아.

 

글/윤수은(섹스 칼럼니스트, blog.naver.com/wai49)

코메디닷컴 kormedinews@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