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진료거부 유보…”여론조사 결과 따르겠다”

“포괄수가제 찬반 여론 물을 것” 한발 후퇴

대한의사협회가 포괄수가제의 찬반을 묻는 대국민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진료거부 여부를 결정키로 했다. 이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지금까지 의협은 포괄수가제가 의원과 중소병원에 의무 적용되는 7월 1일부터 일정기간 한시적으로 제왕절개와 맹장 수술을 제외한 대상질환의 수술을 거부한다는 방침이었다.

포괄수가제는 질병군 별로 입원환자의 진료비를 미리 정해놓은 일종의 정찰제로 백내장•편도•맹장•탈장•치질•자궁수술•제왕절개 분만 등 7개 질병군의 수술이 이에 해당된다.

14일 의협관계자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포괄포괄수가제의 찬반을 묻는 대국민 설문조사를 늦어도 25일까지 시행할 예정”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수술거부의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 중 설문 문항을 개발하고 늦어도 25일에는 조사를 실시하고 전국의사 대표자 회의가 열리는 30일 이전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송형곤 의사협회 대변인은 “”설문조사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됐는지, 문항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등 모든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협의 태도 변화는 진료거부에 대해 정부가 고발, 면허정지 등의 강력한 대응방침을 밝힌 데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우려와 반발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전문병원 협의회는 13일 긴급간부회의를 열어 의협의 수술거부 방침을 따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협회 간부는 14일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면 서비스 문제가 우려되지만 환자를 외면하고 수술을 거부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같은 회의 결과를 대장•항문, 관절•심장 등 9개 질환 전문병원 99곳에 공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신뢰를 저버릴 수 없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면서 “협의회는 포괄수가제 시행에서 우려되는 부분을 계속 지적하되 수술 거부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의사회도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모든 의사의 명예와 의사회 전체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할 수 있으므로,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진료거부 반대입장을 밝혔다. 자료는 “의료계는 반드시 필요한 수술을 환자와 협의 없이 중단하는 것인지 아니면 당장 하지 않아도 되는 수술 몇 건을 환자와 협의 하에 연기하는 것인지 그 입장을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면서 “현 상황은 의료계와 환자들이 이런(반드시 필요한 수술을 환자와 협의 없이 중단하는 것이라는) 우려를 갖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과의사회는 7월초 1주일 간 백내장 수술을 거부키로 지난 9일 결의했으며 지난 12일엔 산부인과, 외과, 이비인후과의 의사회 회장들도 포괄수가제 적용 질환에 대한 수술을 거부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 3개과 의사회는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진료거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오현 기자 cartier1629@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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