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적 제제, 완치를 향하여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최찬범 교수

불치라는 과거의 오명을 벗다

불치라는 단어는 우리를 움츠리게 하고 완치라는 단어는 언제 들어도 우리를 설레게

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병이 완치를 기대하기 쉽지 않고 류마티스관절염도 예외가

아니다. 사실 예외가 아닌 정도가 아니라 대표적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병이다. 장기간 병이 진행하며 신체의 기능 상실과 장애로 이어지기 때문에 당사자뿐

아니라 사회에도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다. 다행히 최근 비교적 짧은 기간에 치료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조기에 진단 받고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증상도 없고 병이

더 진행되지 않는 관해(寬解:remission )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기능을 유지하면서

장애도 예방할 수 있다.

이제는 관해이다

관해에 도달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다.

증상이 있을 때 가능한 빨리 진찰을 받아 류마티스관절염이 아닌지 진단을 받아야

하며 진단이 나오면 적절한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질병 초기부터

뼈의 손상이 시작된다. 이 시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병의 진행을 막기가

어려워지고 나쁜 경과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선적으로 항류마티스제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약제를 선택할 지는 상황에 맞추어 예후를 판단하여

이루어지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질병 초기에 치료를 받기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항류마티스제가 모두에게 좋은 효과를 내는 것도 아니다.

1990년대 후반에 생물학적 제제가 등장하며 류마티스관절염 치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켰다. 생물학적 제제란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만드는 물질의 기능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약제를 말한다.  기존 항류마티스제가 듣지 않던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보였고 관절의 손상도 보다 효과적으로 방지한다. 덕분에 많은 환자들이 관해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약물치료는 계속 받아야 하지만 증상 없이 삶의 질을 유지하며

손상과 장애 없이 건강하게 지내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완치를 향하여

일부 보고에서는 질병 초기에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적극적인 치료를 한 경우

약을 모두 중단한 후에도 관해가 유지되는 진정한 의미의 완치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단정적으로 결론을 내리기는 이르다. 실제로 생물학적 제제도 100%

효과적이지는 않아 투여 후에도 질병활성도가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도 드물지

않다. 언제 생물학적 제제 투여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논란이 있다. 하지만 생물학적 제제가 류마티스관절염을 극복하여 관해를 이루고

완치를 향해 가는데 중요한 이정표임은 분명하다.

불과 얼마 전까지 불치의 꼬리표가 붙어 있던 류마티스관절염은 이제 관해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고 완치도 반드시 불가능하지 않겠다는 단계까지 와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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