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허리 비상, 강직성 척추염

한양대학교 류마티스병원 김태환

매일 아침 눈만 뜨면 엉치가 뻣뻣하고 아프다. 한참 동안 누워있다가 겨우 몸을

일으켜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괜찮아진다. 좀 무리를 했던 다음날이면 새벽녘에 느껴지는

뭔지 모를 불편함으로 잠을 설치기도 한다.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더라도 자신조차

그 통증이 정확히 어느 곳에서 어느 정도로 느껴지는지 설명하기조차 힘들다. 회사

생활은 크게 불편함이 없어 보였는지, 부장님은 이 원인 모를 통증을 꾀병으로 간주한다.

혹시 디스크인가 염려스러워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해보지만 마땅한 진단조차 나오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도 통증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제는 목과 가슴에도

통증이 있고 눈병까지 찾아온다. 강직성척추염을 앓고 있는 25세 김모 양의  경우다.

젊은이의 병

강직성척추염은 말 그대로, 척추에 염증이 생겨 뻣뻣해지는(강직) 병이다. 증상은

양쪽 엉치 통증을 시작으로  엉치와 허리 주위에 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척추 전체 및 어깨, 고관절까지 아프고 움직이기 어렵게 된다.  자세와 걸음걸이만

봐도 이상 유무를 알 수 있다. 통증과 뻣뻣함은 아침에 눈을 뜰 때 가장 심하고 ,

조금씩 움직이면 사라지기 때문에 오후에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같은 자세로 오래 누워있지 못해 잠을 자기 힘들고,

이로 인하여 사회생활도 어려워질 수 있다. 젊은 나이에는 디스크로 오인할 확률이

크다.  다른 허리질환들과 다른 점은 쉬고 있을 때 통증이나 뻣뻣함이 심하게

찾아오고, 움직일수록 통증이 준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경미한 통증으로 시작하지만,

치료를 시작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척추가 굳어질 수 있다. 병이 진행되면 척추가

대나무처럼 변하게 된다.

강직성척추염은 1000 명당 1~2명 정도 발생하는 질환으로, 아직까지 원인조차

뚜렷이 밝혀지지 안았다.  10대에 발병하기 시작하여 주로 20~30대의 젊은 남성에게

나타난다.  건강한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남성이 여성에 비해 서너 배 높은

발병률을 보인다. 사회활동을 막 시작하고 새로운 가정을 이뤄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큰 걸림돌이 아닐 수 없다. 또, 증세가 악화되어 관절의 변형이 일어나지 않는 한

겉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그 고통을 참아내는 것은 혼자만의 몫이다.

이 병은 특정 유전자(HLA-B27)가 있는 사람에게 흔하게 나타나지만 이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강직성척추염이 되는 것은 아니며 증상이 중요하다. 연령이 어릴수록

무릎과 발목의 관절염이 초기 증상으로 흔히 나타난다.  20대 초반에서는 염증성

요통으로 발현되는 경향이 있다. 강직성척추염의 20~35% 정도는 말초관절염을 수반한다.

관절을 비대칭적으로 침범하며  무릎·발목·발가락의 관절에 염증이

생긴다.

관절염은 대개 후유증과 관절의 변형 없이 치유되는 편이지만, 고관절의 경우에는

관절치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발뒤꿈치나 발바닥처럼 근육이 관절에

붙는 위치가 아픈 경우가 흔하다. 가끔 아무런 이유 없이 가슴이 아파서 병원을 찾는

이들도 있다. 눈의 포도막염은 급성으로 오는 경우가 많고 양쪽에 동시에 오기보다

 한쪽 눈에만 생기는 경향이 있다. 스테로이드에 비교적 좋은 반응을 보이지만,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실명의 위험이 있다.  베체트병에 의한 포도막 염일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특징적인 척추 증상 외에 객관적인 척추 운동장애, 골반 X-선

등으로 진단할 수 있다. 1984년 만들어진 뉴욕 수정판(Modified New York) 진단기준에

따라 판단한다. X-선에서 최소 2등급(grade II) 이상의 천장골(엉치뼈)염이 있어야

한다. grade II라는 것은 천장골 관절의 관절면이 불분명하고, 약간의 골미란(뼈

표면이 염증에 의해 녹는 현상), 골경화(골수까지 뼈가 채워지는 증상) 소견들이

있는 경미한 정도의 천장골염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대개 증상이 시작된 후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해야 단순 X-선에 나타나므로 염증성 요통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X-선에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골반 CT, MRI 등 정밀한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할 수

있다.

<사진: 시간이 경과하면 진행되는 강직>

규칙적인 운동, 꾸준한 약물치료로 정상생활 가능.

 강직성척추염은 그동안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외에 별다른 치료제가

없었으나, 인체의 염증 유발 작용을 억제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TNF억제제)가

등장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기존 치료제로 충분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들에게 사용 가능하다. 임상적▪기능적으로 탁월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강직성척추염은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지만 꾸준한 운동과 적절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정상적인 생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행여 관절에 무리가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으로 움직임을 자제할 필요가 없다. 가벼운 스트레칭과 걷기 등의

동작으로 뻣뻣한 근육을 풀고 피가 잘 돌게 해주는 것이 염증을 완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영도 좋은 운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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