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의 비애, 폐경 그리고…

중년 여성은 외롭다. 아이들이 곁을 떠나고, 폐경이 시작된다. 게다가 몸의 일부가

어느 날 갑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무릎관절이다. 무릎에 통증이

시작되면 나들이가 겁난다. 지하철 계단 내려가기도 두렵다.

무릎은 평생 써야 한다. 나이가 60~70대에 이르면 퇴행성관절염을 피하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중년 여성은 폐경과 맞물려 연골연화증에 걸리기 쉽다. 40~50대라도

관절염 환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오랜 세월 쪼그리고 앉아 빨래를 하거나 무릎을

꿇고 걸레질을 하는 등 집안 일을 하면서 무릎에 반복적으로 무리를 줬다면 가능성은

더 커진다.

관절은 40대부터 본격적으로 퇴행하기 시작한다. 이 때부터는 갑작스럽고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되, 연골 등 신체가 큰 충격을 받지 않게 해야

한다. 연골은 무릎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관절면은 매끈하고 딱딱해야

정상이다. 외부에서 웬만한 충격을 받더라도 쉽게 손상되지 않는다. 하지만 연골이

물러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평소와 같은 강도로 운동을 해도 연골연화증이 생기면

연골이 빨리 닳는다.

연골연화증이 나타나면 무릎을 굽혔다 펼 때 아프다. 대퇴골과 이어지는 관절면의

물러진 연골이 문제다. 이 것이 꾹 눌렸다가 펴지면서 통증이 온다.  오랫 동안

같은 자세로 앉아 있다가 일어설 때 무릎이 쑤시고 뻐근하게 아프다면 연골연화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별히 다친 일이 없는데도 무릎이 아파 오래 걷기 힘들고 계단을

오를 때보다 내려오기가 더 힘들다면 대개 연골연화증이다.  증세는 1~4기로

나눈다. 같은 압력에서 느끼는 통증의 크기는 단계 별로 다르다.

연골연화증은 키에 비해 몸무게가 많이 나가거나 비효율적으로 몸을 움직일 경우

생긴다. 불충분한 준비운동도 원인 가운데 하나다. 무릎이 견딜 수 없을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긴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김용찬 원장은 “연골은 스스로 재생하는

능력이 없어 아무리 작은 손상이라도 내버려 두면 손상의 범위가 점점 더 넓어져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서 “연골연화증이 의심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골이 찢어지거나 연골에 구멍이 생기면 연골재생술을 받는다. 아예 다 닳아버렸다면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을 받는다. 하지만 연골이 물러지기만 했을 때엔 치료법이

마땅치 않았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는 통증을 줄여줄 뿐 근본적인 치료법은 되지

못한다. 통증이 사라져서 다 나은 줄 알고 방치하다 끝내 수술대에 오르는 일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연골을 강화하는 치료법이 여럿 나오고 있다. 환자 자신의 혈액으로

약해진 연골을 강화하는 주사(PRP주사)요법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요법은 혈액

속의 혈소판에 각종 성장인자가 풍부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정형외과 분야에도 도입됐다.

PRP는 혈액의 1%를 차지하는 혈소판을 5배로 농축·분리한 액체다. 환자의

혈액을 20~40 cc 뽑아 만든다. 또한 환자의 골수에서 뽑은 성체줄기세포를 주사해

연골을 재생하는 치료법도 최근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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