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병원을 따라잡아라!”

대학병원들 자구책 비상, 경희대의료원 첫 발   

이른바 ‘빅5 병원’에 환자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다른 병원들에 비상이

걸렸다.

경희대의료원은 최근 ‘경희대학교 의료기관 발전위원회’를 발족하고 초대 사무총장에

이태원(56) 경희의료원 신장내과 교수를 임명했다. 이 같은 조치는  ‘빅5 병원’에서

벗어나 있는 대학병원들의 짙은 불안감을 엿보게 하는 것이며, 자구책을 위한 비상대책의

첫 신호로 해석된다. 옛 영광에 상처를 입은 데다, 병원 경영난의 심화가 가시권으로

들어온 데 따른 생존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이른바

‘빅5 병원’이 전국의 환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현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이들 빅5 병원의 1백 병상 당 종합검진 평균수익(2009년)은

약 19억 2백 만 원에 달했다. 전국 병원 240곳의 100병상 당 종합검진 평균수익(약

3억2000만 원)의 5.9배에 해당한다.

또 지난해 국민건강보험이 빅5병원에 지급한 건강보험급여비는 2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상급종합병원 44곳에 지급한 건강보험급여비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다섯 개 병원을 찾은 환자도 2007년 약 36만 명에서 2011년 약 49만 명으로

연평균 8%씩 늘고 있는 추세다.    

빅5병원들은 특히 난이도가 높은 암 수술 등 분야에서 다른 대학병원을 제치고

국내 환자들을 몰아가고 있다. 이 때문에 종전 수위권을 지켰던 일부 대학병원은

초비상이다. 그러나 병원의 물적, 인적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려면 막대한 돈과 시간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단의 대책을 세우기가 만만치 않다.

이런 가운데 경희의료원이 ‘발전’을 목표로 위원회를 만든 것은 ‘빅5 병원’을

따라잡아 옛 명성과 권위를 되찾고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이라 할

수 있다.  경희대의료원의 한 관계자는 “옛날과 달리, 요즘엔 서울과 지방의

암 환자 등 중환자 가운데 상당수가 빅5병원에 몰리고  있어, 그 밖의 병원들은

절박한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경희대 의료기관 발전위원회는 앞으로 병상 회전에 순기능을 발휘하는 중환자의

유치에 필요한 각종 조치를 단계 별로 취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국내 정상급 임상교수를

초빙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방침이다.   

빅5병원 그룹에서 벗어나 있는 고려대의료원도 도약을 위한 준비를 나름대로 해

왔다. 고려대의료원의 자존심은 만만치 않다. “ 고대 SCI 논문의 약 70% 를 의대

교수가 쓸 정도로 연구 역량이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박승하 고려대 안암병원장의

최근 인터뷰에서도 이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고려대의료원은 국제적인 매머드 급 메디컬 콤플렉스를 10년 안에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2016년 완공을 목표로, 암 환자 치료용 첨단의학센터(1만 5000평

규모)를 내년에 착공한다. 또 별도의 암 병동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센터가 세워지면

고려대 안암병원의 고객주차장 부지(2만 평)에 ‘2기 첨단진료센터’를 세울 계획이다.

이 센터는 지하철과 연결돼 환자 편의를 돕게 된다. 고려대의료원은 특히 환자와

가족의 통합적 건강관리, 질병의 예방적 관리를 하는 미래지향형 의료기관인 ‘첨단

라이프케어센터’(3만 여 평 규모)를 10년 안에 건립할 계획이다.

한편 한양대병원은 러시아 환자의 유치를 위해 현지 의료진을 연수시키고, 고위험

입원환자들을 위한 ‘한양신속대응팀’을 꾸려 운영하는 등 물밑   움직임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큰 그림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으로 미뤄볼 때, 다른 대도시 대학병원들도 빅5병원 따라잡기에

속속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때 양한방 협진 등으로 각광받았던 경희대의료원의

비상대책 마련은 다른 병원들에 큰 자극을 줄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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