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우울증 환자, 전기충격 주면 80%가 회복

미스터리한 효과, 70년 만에 이유 드러나

뇌에 전기 자극을 주는 ‘전기충격 요법(ECT)은 심각한 우울증 치료에 극단적으로

좋은 효과를 보인다. 이 요법은 70년 이상 사용돼 왔지만 어째서 효과가 있는지는

지금껏 미스터리였다.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의 연구팀은 자신들이 원인을 밝혀낸

것 같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930년대 처음 사용된 이 요법은 이마에 전극을 부착한 뒤 뇌에 전류를

흘려 보내 30~60초 동안 발작을 일으키는 것이다. 초기에는 마취제도 사용하지 않았고

강한 전류를 흘렸다. 하지만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 따르면 오늘날 이 요법은 과거보다

안전해졌다. 마취제를 투여하며, 전류를 훨씬 더 통제된 방식으로 흘려 보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단기 기억이 손상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으며 드물게 심장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요법은 정신의학에서 사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치료를 받은 환자는 75~85%가 회복되는 반면, 일차 진료의사의 치료를 통해

회복되는 우울증 환자는 약 40%에 불과하다”고 연구팀의 제니퍼 라이 박사는 말했다.

오늘날엔 심각한 우울증으로 자살 위험이 있거나, 다른 치료가 듣지 않는 환자들에게만

사용된다.

연구팀은 중증 우울증 환자 9명의 뇌를 전기충격요법 시행 전과 후에 기능성 MRI로

촬영했다. 환자들은 대개 8차례의 요법을 받았으며 마지막 영상은 마지막 치료 1주일

 후 촬영됐다. 모든 환자는 항우울제가 듣지 않은 사람들이었지만 전기 요법은

성공적인 치료효과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뇌의 각 부위가 서로 통신을 주고받는 패턴을

비교 조사했다.

요법 시행 전 환자들의 뇌는 생각·집중을 담당하는 영역과 기분·감정을

담당하는 영역간의 연결이 과도하게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요법 시행 후에는

이 같은 활성화 정도가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우울증의 원인은 뇌의 두 영역간의

연결이 과도하게 활성화 된 데 있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이번 연구결과는 시사한다.

“이 같은 과도 연결상태를 얼마나 잘 해소하는지를 측정하면 우울증 치료법들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의 제니퍼 페린은 말했다.

미국 유타 신경정신의학연구소의 질리헨슬리 박사는 “전기충격요법이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한 단계 진전을 이룬 연구”라며 “하지만

전기 자극이 어떻게 해서 뇌 내의 연결상태를 변화시키는지는 아직 의문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이번 주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실릴 예정이며 19일 의학뉴스 사이트

마이헬스뉴스데일리가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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