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기지개…안전한 봄철 등반 요령

필수 도구 챙기고 산에서 내려올 때 특히 조심

때때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있긴 하지만 맹렬한 겨울 추위는 물러간

셈이다. 이제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온다고 해도 한겨울만큼 사람을 위축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서서히 산행을 나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주말이면 한동안

찾지 못한 산을 찾을 마음에 들뜨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 안전한 복장과 장비를 충분히

갖추어 혹시 일어날지 모를 사고나 부상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부민서울병원 정봉성 정형외과 과장은 “산은 올라갈 때 힘들고 내려올 때 쉬울

것 같지만 사실은 반대”라며 “산을 내려올 때는 몸이 지쳐있는 데다 근육은 내리막길에서

부상을 입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 “산을

내려올 때는 체중에 배낭 무게까지 더해져 몸에 체중의 3배 이상 무게가 실려 무릎과

발목 통증·발바닥 물집 등이 생기기 쉽다”고 경고한다. 그렇다면 부상을

입지 않고 안전한 산행을 즐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 과장은 “등산하기 전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며 “특히

심혈관계나 정형외과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등산을 시작하고 처음 30분간은 천천히 산에 올라야 심장의 부담을

줄여주고 근육 긴장을 풀어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등산 전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 등산 중 많이 사용하는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허리 디스크가 있는 경우 산을 올라갈 때 통증을 느끼고 무릎 및 발목에

이상이 있거나 척수관 협착증이 있는 경우 산을 내려갈 때 통증을 느낀다.

▲무릎보호대 필수, 깔창은 선택

무릎보호대는 무릎 관절을 잡아줘 무릎 통증을 줄여주고 안전성을 높여준다. 무릎이

아프지 않더라도 착용하는 게 좋지만 거추장스럽다면 통증이 있는 부위라도 착용해야

한다.

깔창은 발바닥 피로를 줄여준다. 실리콘, 폴리우레탄 재질의 깔창이 충격 흡수를

잘 한다. 평발인 사람에게 특히 필요하다. 깔창 대신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것도 좋다.

그러나 지나치게 푹신푹신하면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알파인 스틱은 조정해서 사용

흔히 등산지팡이라고 부르는 알파인 스틱은 발목과 무릎에 실리는 무게의 30%

정도를 팔로 분산시켜 체력 소모와 관절에 실리는 부담을 줄여준다. 몸의 균형을

잡는 데도 도움이 된다. 알파인 스틱은 평지에서는 팔꿈치가 90도 정도가 되도록,

오를 때는 짧게, 하산할 때는 길게 조정해 쓴다.

▲등산화 끈, 오를 때와 내려갈 때 다르게

등산화 끈은 산을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묶는 법이 다르다. 올라갈 때는 발목

관절이 자유롭게 움직여야 하므로 발목보다 발등 부분을 잘 묶어 줘야 한다. 반대로

내려올 때는 등산화 끈을 전체적으로 단단히 묶어야 한다. 특히 발목 부분을 잘 고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발목 부분이 느슨하면 발을 땅에 디딜 때 발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발가락 끝에 압력이 가해지고 신발 안에서 발이 앞뒤로 놀게 돼 물집이 생기기도

한다. 또 근육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발목을 잡아주지 못하면 발목이 삐는 등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너덜지대와 나뭇가지 조심

산행 중에 돌·바위를 함부로 밟으면 미끄러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잔자갈이나 돌더미가 많은 너덜지대를 지날 때 관절에 충격이 많이 가고 발목을

삐는 경우가 많다. 또 산을 올라가거나 내려올 때 나뭇가지에 의지하려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부실한 나뭇가지를 잡으면 추락 위험이 있다. 정 힘들면 잘 부러지지

않는 나뭇가지를 주워 스틱 대신 사용해 체중을 분산시킨다. 관절염이나 골다공증이

있는 경우 특히 주의해야 한다.

▲절대로 뛰지 않도록 한다

체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하거나 일행에 뒤처졌을 때 빨리 가느라 뛰기 쉽다. 특히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뛰다가는 무릎·척추에 심한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뒤꿈치부터 바닥에 닿게 걸어야

산을 내려갈 때는 허리를 펴고 보폭을 줄여 사뿐사뿐 걷는 것이 좋다. 걸음걸이는

뒤꿈치부터 닿게 하는 느낌으로 걷는 것이 좋은데 풀이나 칡넝쿨 등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고 엉덩이나 무릎, 허리에 주는 충격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뒤쪽에

디딘 다리의 무릎을 평소보다 약간 더 구부리면 앞쪽에 디딘 다리의 부담이 줄어든다.

▲체력은 70~80%까지만 사용

산을 잘 탄다고 자신하는 사람일수록 무리한 산행을 하기 쉽다. 그 과정에서 인대나

관절을 혹사시키게 된다. 따라서 하산을 마칠 때까지 소모되는 체력이 70∼80% 수준을

넘지 않도록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최승철 재난안전부 계장은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3월은 산행

시기 중 가장 주의를 기울여야 할 때”라면서 “3월은 연중 낙석·낙상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고 얼음이 녹았다 얼었다 반복해 등산로 상황이 최악이다. 산행이

까다로운 만큼 사전에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등산화와 아이젠, 여벌 양말은 필수

봄에 산에 오를 때는 반드시 등산화를 신고 그늘진 부분에 얼음이 있는 경우를

대비해 아이젠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또 얼음이 녹아 질척거리는 산길을 걷다보면

등산화 안으로 물이 스며들어 물집이 생기거나 동상에 걸릴 수 있다. 따라서 여벌의

양말과 눈이나 물이 등산화로 스며들지 않게 스패츠를 챙겨 가면 좋다.

▲윈드재킷과 보온의류 꼭 챙겨라

이른 봄은 낮밤의 온도차가 크고 1년 중 기후변화가 가장 심하다. 특히 산행을

하다 해가 지면 온도가 급격히 떨어져 겨울 날씨로 돌변한다. 따라서 한겨울 제품이

아니더라도 장갑과 모자, 윈드재킷과 보온의류는 꼭 챙겨야 한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대비할 것

산은 평지보다 해가 빨리 지고 금방 어두워진다. 따라서 당일 산행이라도 헤드랜턴은

반드시 챙겨야한다. 또 눈이나 얼음이 남아있는 바위 구간을 지날 경우에 대비해

적당한 길이의 보조로프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이 밖에도 열량이 높은 비상식과

구급약이나 도구를 챙겨가는 것도 중요하다.

<이미지 출처:국립공원관리공단 ‘건강한 산행’>

    안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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