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디닷컴 ‘올해의 인물’ 조영걸 교수

‘녹십자 혈액제제로 에이즈 감염’ 입증

울산대학교 의대 미생물학 교실 조영걸(50·서울아산병원·사진)

교수는 작은 기적을 일으켰다. 돈도 지식도 힘도 없는 혈우병 환자들이 거대 제약회사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리하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환자들은 생명을 위해

혈액응고제를 투여했다 어이없게 에이즈에 걸린 사람들이다.  

조교수는 혈우병 환자의 에이즈 감염 의혹을 처음부터 발견, 추적, 연구, 입증한

인물이다. 그는 ‘한국형 HIV-1 아형 B로 감염된 혈우병 환자와 혈장 공혈자로부터

얻은 전체 pol 유전자의 계통발생학적 분석’ 논문 등 여러 편을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녹십자의 혈액응고제 훽나인이 에이즈 환자의 혈액으로 오염됐으며 이를 맞은 혈우병

환자들이 에이즈에 집단으로 걸렸음을 입증하는 내용이다.

그의 노력은 지난 9월 29일 결실을 얻었다. 대법원이 “녹십자홀딩스의 혈액응고제와

일부 혈우병 환자의 에이즈 감염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환자의

손을 들어 준 것이다. 2003년 손해배상 소송이 시작된 지 8년 여 만의 일이다. 그는

“일선 현장에 있었던 의사이자 과학자로서 20대 말에 현장에서 가지게 된 의문을

포기하지 않고 추적해 나이 50에 이르러서야 정답을 얻은 셈”이라며 “내가 직접

관련되는 사건에서 혈우병 환자들이 억울하게 고통 받고 있는 것을 좌시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의 논문으로 지난 달 25일 대한에이즈학회(회장 연세대 감염내과 김준명

교수)가 제정한 제1회 에이즈 학술상을 받았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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