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복 토닝화, 한국서도 과장광고 했다

미국공정위 징계받은 내용…홈피 광고

스포츠 용품업체 리복이 미국에서 징계를 받은 과장광고 내용을 한국에서도 그대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리복은 2009년 기능성 운동화(토닝화) ‘이지톤’과 ‘런톤’을 출시하면서 “다른

신발보다 뒷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을 11% 더 단단하게 하고 엉덩이를 28% 더 탄력

있게 만들어줍니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효과가 없다”는 불만이

이어지자 미국 공정거래위원회(FTC)는 이 광고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리복을 고발했다. 결국 리복은 광고를 중단하고 이 신발을 구입한 소비자들이

원할 경우 2천 5백만 달러(약 3백 억원)어치를 환불해 주기로 지난 9월말 FTC와 합의했다.

문제는 리복코리아가 국내에서도 이같은 광고를 해왔다는 점이다. 우선, 리복코리아의

홈페이지에 설문 형식의 이벤트를 전개했다. 2009년 10월 “이지톤의 밸런스 파드를

통해 칼로리 소비 □배 효과, □□% 이상의 근육 강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라는

설문을 제시하고 정답자에게 선물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정답은 ‘소비 3배,

28% 이상 효과’였다.  

또한 최근까지도 미국 광고 그래픽을 그대로 홈페이지에 게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 참조). 여기에는 엉덩이 그림에 28%, 허벅지와 종아리 그림에 11%의 수치를

강조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15일 기자와의 통화에서“불특정 다수가 누구나 볼 수

있는 경우, 설문조사라고 해도 광고 범주에 들어간다”면서 “이같은 설문 광고와

홍보 내용이 국내법상의 과장광고에 해당되는 지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리복코리아의 홍보관계자는 이날 “FTC 결정은 미국에만 적용되는 것이라

한국에서는 환불 의무가 없다”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운동 효과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서울 YMCA 시민중계실 성수현 간사는 같은 날 “리복코리아가 미국에서 허위·과장광고로

경고를 받은 내용을 한국에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면서 “기능성 운동화에

관한 허위·과장광고를 모니터링해 리복을 포함한 생산·판매업체 9곳을

조사해 달라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의뢰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능성 운동화의 경우

매장 직원의 설명을 듣고 구매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더욱 심하게

기능에 대한 과장이 일어날 수 있다”며 ”공정위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소비자의 신중한 선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양대 재활의학과 박시복 교수는 “기능성을 강조한 토닝화는 관절이 튼튼한

사람이 신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관절염이 있거나 발목, 무릎 인대가 불안정한 경우

관절 손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모양이 불안정한 신발을 오래 신으면

발목, 무릎뿐 아니라 허리, 목, 어깨 근육이 심하게 뭉치거나 통증이 있을 수 있다”며

“특히 신체의 균형을 잘 잡지 못하는 노인들에게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토닝화를 신고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토닝(toning)화란=바닥에 특이한 쿠션을 넣거나 밑창 모양을 변형해 균형을

잡기 어렵게 만든 신발이다. 인위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었다는 말이다. 토닝화를

신으면 균형을 잡기 위해 평소 잘 쓰지 않던 다리 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저절로 운동 효과가 생긴다고 한다. 토닝화를 신고 다니다 보면 자연스럽게

살이 빠지고 몸매가 좋아진다는 주장도 나온다.

    안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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