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의료원, 첫 본교 출신 의료원장 배출

김린 호 출범… 개혁-성장 이룰지 관심

고려대학교가 두 차례 산통 끝에 마침내 고려대 의대 출신의 첫 의무부총장을

배출했다.

고려대의료원은 30일 고려대 의대 교수 76% 참가한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인준

투표에서 김린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57, 사진)가 과반을 달성해 인준을

받았다고 밝혔다.

고려대는 이에 앞서 두 차례 의무부총장을 내정해 교수들의 투표를 거쳤지만 과반을

이루지 못해 부결되면서 진통을 겪었다. 고려대 의대 교수들은 최근 급성장한 본교에

비해 이른바 ‘빅5 병원’에 끼지 못한 채 침체일로를 겪는 의료원의 개혁을 요구해

왔다. 특히 10월 25일 출범한 ‘KUMC(Korea Univercity Medical Center) 개혁포럼’

출신들이 중심이 된 교수들은 두 차례의 의무부총장 인준투표에서 재단이 추천한

후보를 낙마시켜 재단의 입김을 거부했다.   

김 신임 의무부총장은 앞서 후보로 나섰던 서성옥 교수나 김창덕 교수와 달리

고대가 우석의대와 통합 직후 입학한 2기 졸업생이다. 고려대는 1971년 우석대의대를

인수해서 고려대의대와 고대의료원을 출범시켰으며 지금까지 서울대, 우석대 등의

출신이 의무부총장을 맡아왔다.

젊은 의대 교수 중 상당수는 전임 부총장들이 재단의 위세에 눌려 성장 플랜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한 것이 의료원 침체의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김 부총장은 73학번으로 79년 졸업 후 석, 박사 과정을 고려대에서 마쳤다. 2003년

고대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05년부터 2년간 고대안암병원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의료원의 발전 동력을 찾는 데 주력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부총장은 고대의료원의 발전이 부진한 상황에 불만이 많은 교수들을 설득할

리더십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의료원 관계자는 “적극적 추진력과

합리적인 일 처리, 뒤끝 없는 성품으로 젊은 교수들의 신임을 받고 있어 고대의대

성장의 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혁포럼’을 주축으로

젊은 교수들이 고대의료원의 혁신을 이끌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의무부총장을 요구해왔던

것에 비춰봤을 때 김 의무부총장은 여기에 부합되는 인물인 셈이다.

고대의료원이 김 의무부총장 체제로 출범하면 고려대의대의 세대교체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고려대의대 출신 병원장부터 교수의회까지 세대교체에 더욱 힘을

실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산하 병원 3개 중 2곳의 원장 직을 고려대의대 1~3회 입학생이 차지하고

있다. 김우경 구로병원장이 72학번으로 71년 12월 고대의 우석대 편입 후 입학한

사실상 고대의대 1기에 해당하고, 최재현 안산병원장도 81년 졸업 후 석, 박사를

고대에서 마친 고대의대 사람이다.

교수의회 대표위원 5명 중 4명이 고려대 의대 출신이다. 안암병원 대표 김열홍

교수, 구로병원 대표 이미경 교수, 안산병원 대표 박영철 교수, 기초의학교실 류임주

교수 모두 80년대 졸업생이다. 또, 개혁포럼  송해룡(81년 졸업) 김영훈(83년

졸업)공동대표와 김일환(84년 졸업) 교수 등도 고려대의대 출신으로 세대교체에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교수의회 임원인 모 교수는 “고대의료원이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빅5병원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보다 과감하고 개혁적인 리더에 대한 요구가

이번 인준과정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단도 고려대의대의 발전을 위해 교수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며 “김린 교수가 재단과 교수의 입장을 잘 조율해 고대의료원을 발전시키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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