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솔벤트, 파킨슨 병 위험 6배 높인다

페인트·접착제·그리스 세척에 사용돼

산업용 용제인 트리클로로에틸렌(TCE)에 노출됐던 사람들은 파킨슨 병에 걸릴

위험이 6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용제는 세계 전역에서 사용이 거의 금지돼 있지만 그리스(기름)제거제 등으로

여전히 쓰이고 있다. 파킨슨병은 팔다리가 떨리고 말과 동작이 어눌해지는 병.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치료법도 없다. 이 병에는 환경과 유전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살충제와의 연관성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미국, 캐나다, 독일, 아르헨티나 학자들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미국의 쌍둥이

99쌍을 조사했다. 한쪽은 파킨슨 병에 걸리고 다른 쪽은 걸리지 않은 쌍둥이들이었다.

쌍둥이들은 유전적으로 완전히 같거나 비슷한데다 생활 습관도 유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별도로 조사하기에 마춤한 대상이다.

연구팀은 쌍둥이들에게 과거 어떤 일을 했고 TCE에 어느 정도로 노출됐었는지,

그리고 취미는 무엇인지를 물었다. 답변을 분석한 결과 TCE와 파킨슨 병이 깊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드러났다. 여기 노출된 사람들은 발병 위험이 6배 높았다.

TCE에 노출되는 것과 파킨슨 병 발병 사이에 길게는 40년의 시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TCE는 페인트,접착제, 카펫 청소액, 드라이클리닝 용액, 그리스 제거제

등으로 사용돼왔다. 1970년대 이후 세계 대부분의 지역 식품 및 제약 산업에서 독성

탓에 사용이 금지됐다.

1997년 미국은 마취제, 피부 소독제, 곡물 훈증제, 커피 카페인 제거제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지금도 금속 부품에서 그리스를 제거하는 용도로는 쓰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2001년 2급 발암물질로 분류됐지만 산업적 용도로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TCE 뿐 아니라 퍼클로로에틸렌(PERC) , 사염화탄소 같은 용제도 파킨슨

병 발병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PERC는 TCE 와 마찬가지로 드라이크리닝과 그리스 제거에 쓰이고 있으며 많은

주방제품에 포함돼 있다. 사염화탄소는 과거 냉장고 냉매 제조 원료와 곡물의 해충을

죽이는 훈증제로 사용돼 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학술저널 ‘신경학 연보(Annals of Neurology)’에 실렸으며

영국 BBC 뉴스 등이 14일 보도했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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