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1일…‘데이 마케팅’ 극성

‘주민번호 111111 만들기’ 소동까지…

2011년 11월 11일. 바로 오늘이다. 그런데 날짜에 아라비아 숫자 ‘1’이 6개나

겹치면서 그 어느 해보다 들썩거리는 날이 되고 있다. 이른바 ‘데이(Day) 마케팅’이

극성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제과업체가 주도하는 빼빼로데이가 자리하고 있다. 더욱이 어제 수능이

끝났으니 홀가분해진 학생이나 젊은 연인이 가만있을 리 없다. 갖가지 빼빼로를 들고

다니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거기에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라는 주장이 가세한다. 천년 만에 한번 있는 날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밀레니엄은 과장이다. 숫자 11이 반복해서 들어가는 연도는 2111,

2211, 2311, 2411, 2511, 즉 100년 단위로 반복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현상으로는 태어날 아기의 주민등록번호를 ‘111111로 만들기’가

있다. 100년에 한 번 돌아오는 귀한 날에 자녀를 낳아 번호 ‘111111’을 선물하겠다는

열성 부모가 적지 않다. 제왕절개를 해서라도 11일에 아이를 낳으려고 전국의 산부인과

병원에서는 임신부의 예약이 평소보다 20%나 늘었다고 한다. 심지어 아기의 출생일을

조작 신고하려는 경우도 예상된다.  

이날은 공식적으로는 농업인의 날이자 지체장애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한문으로 11(十一)월 11(十一)일이 흙(土)자가 겹치는 형상이라는

이유를 들어 1996년 정부가 법정기념일로 정했다. 숫자 11처럼 벼가 반듯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농민들의 염원이 담겼다. 2006년부터는 빼빼로데이에 맞서 빼빼로와 비슷한

막대 모양의 떡을 내세워 ‘가래떡데이’ 행사를 벌이고 있다.

지체장애인의 날은 2000년 지체장애인협회가 장애인들이 세상을 향해 당당히 일어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직립을 의미하는 숫자 1이 들어간 11월 11일을 지정했다. 오늘로

11회를 맞는다.  

평소 즐길거리가 부족한 서민들이 막대과자 몇 개 들고 다니며 재밌어 하는 것은

괜찮은 일이지만  건강에 좋다는 자연분만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제왕절개를

하겠다는 풍조는 걱정스럽다.

    남인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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