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하는 신약개발 회사로 성장할 것”

“11년째 항체 치료제 한 우물만 파면서 기술을 축적해왔어요. 늦어도 내후년부터는

실적이 급성장할 겁니다.” 이수앱지스의 최창훈 대표(51)는 “이 분야에선 국내

1위, 세계 수준에 근접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항체 치료제란 병원균 등과 싸우는 면역 단백질인 항체를 인체 외부에서 생산해

체내에 주사하는 제품을 뜻한다. 특정 세포에서만 발현되는 특정 표적에 결합해 그

세포만 죽이는 데다 부작용이 거의 없어 ‘마술 총알’이라 불린다.

2001년 이수화학의 자회사로 출범한 이수앱지스는 항체 치료제에 특화한 연구개발

전문 제약사다. 2000년 회사 설립 준비단계부터 책임을 맡았던 최 대표는 “당시는

세계적으로 이 분야의 사업이 싹을 틔우기 시작할 무렵이어서 우리도 여기 뛰어들어서

승부를 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 그룹인 이수화학이 석유화학 업종이다

보니 제약사를 차린다는 것은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는 일이었다. 그는

“처음에 업계에선 ‘석유화학 회사가 무슨 바이오제약인가? 그것도 항체 치료제를…’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이제는 우리 회사를 부러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 배경에는 이수앱지스가 2007년 출시한 혈전방지제 ‘클로티냅’이 자리 잡고

있다. 혈전생성을 방지하는 이 약은 미국 센토코어가 만든 오리지널 ‘리오프로’의

바이오시밀러다. 특허가 만료된 생물학 제제를 후발주자가 동일하게 만든 복제약이란

말이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은 화학적으로 합성한 의약품을 동일하게 만드는

제네릭에 비해 복제가 어렵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클로티냅은 세계 최초의 단일항원 항체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이자

국내 최초의 항체 치료제”라면서 “다행히도 운이 잘 따라준 것도 있어 6년 만에

개발에 성공했다”고 소개했다. 세계 30여 개국과 65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일부는 국가에선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고 일부는 이미 수출이 되고 있다.

또 다른 바이오시밀러인 고셔병 치료제는 국내에서 임상 2상, 이집트에서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이고 파브리병 치료제는 식약청의 임상 1상 시험계획 승인을 받아

투약이 완료된 상태다. 그는 “이집트에서 3상이 마무리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몇몇 선진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에 수출할 수 있게 된다”면서 “고셔병 치료제의

세계시장 규모는 1조3천억 원에 이른다”고 말했다. 앞으로 선진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희귀병 치료제는 임상 2상만 마쳐도 판매승인을

받을 수 있다”면서 “그동안 희귀병에 집중한 것은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렇게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 설립의 궁극적 목표인 항체 치료제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대표는 “금년부터 신약 개발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겼다”면서 “앞으로 매년 두 개씩 신약 개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실험을 통해 천식 등 자가면역질환에 우수한 효능이 검증된 ‘ISU201’은 미국

FDA에 임상 시험 계획서를 제출해놓은 상태”라며 “난치성 암을 대상으로 한 항체

치료제 2 건도 연구개발 중”이라고 소개했다.

신생 회사가 이처럼 성과를 올리고 있는 배경은 최 대표의 ‘사람 중심’ 경영에

있다. 그는 “연구개발 기업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처음에는 우수한

연구 인력을 데려오기 위해 미국으로 해마다 10여 차례 출장을 다니며 공을 들였고

지금은 그런 인력이 회사를 떠나지 않게 만드는 데 애를 쓰고 있다.

100명의 직원 중 40명이 석박사 학위 소지자인 이수앱지스는 이직률이 유난히

낮은 회사로 꼽힌다. 그는 “대기업에서 더 나은 대우를 약속하면 당사자의 마음이

흔들릴 수 있는데도 이직률이 낮은 편”이라면서 “연구경험과 노하우를 쌓으면서

자신의 몸값이 올라간 것이 회사 덕분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설사 다른 곳으로 갔더라도 욕먹을 행동을 하거나 우리 회사와 불편한 관계에

있는 분은 없다”고 소개했다.

회사는 화합을 위해 해마다 ‘더 하모니(The Harmony)’ 행사를 치르고 있다.

같은 달에 생일이 있는 직원 7~10명이 한 팀을 이뤄 2박 3일간 여행을 떠나 회사에서

주는 미션을 수행하게 하거나, 각 팀이 전국에서 모아온 흙으로 화분을 만들고 희망나무를

심는 것 등이 그런 예다. 최 대표는 또한 매일 현장을 돌며 직원들을 만나 업무상의

어려운 점을 들어주고 심지어 진로 문제까지 상담해주는 것으로 이름 높다. 이직을

생각한 직원도 대표와 면담을 거치면 마음을 바꾸는 일이 적지 않다고 한다. 최 대표는

“기술집약적인 바이오산업은 연구 직원이 회사의 전부”라며 “종업원이

회사를 발전시키면 그 혜택이 고객과 주주에 돌아가게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지금까지는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본격적인 신약 개발

회사로 발돋움하는 시기”라며 “조직의 화합과 지금껏 쌓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회사를

급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앱지스 최창훈 대표이사

서울대 공업화학과를 졸업한 뒤 곧바로 한화그룹에 입사했다. 석유화학 업종인

이수화학그룹이 새로운 사업을 찾는 과정에서 스카우트돼 회사 창설부터 모든 업무를

맡아 왔다.

<학력>

서울 경신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공업화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공업화학과 석사

서울대학교 공업화학과 박사

<경력>

한화그룹 종합기획실

한화그룹 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

한화그룹 구조조정본부 Venture Capital TF

한화석유화학 BI Team

이수화학㈜ 생명공학본부 전무

이수앱지스㈜ 대표이사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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