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비만, 아이의 뇌 성장 망친다

박민수의 우리 아이 몸맘뇌 키우기

얼마 전 저소득층 아이들 사이에 소아비만이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소득 상위계층 25% 가정의 아이들보다 하위 25% 아이들에서 소아비만 발병률이 2배

이상 높다는 내용이었다. 가난이 아이들 세대까지 그대로 대물림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주변 의견이 많았다.

의학적으로 소아비만은 영양 과잉보다는 결핍 때문에 생긴다. 정확하게 말하면

칼로리 과잉, 영양 결핍의 식사를 자주 하다보면 소아비만을 일으키게 된다. 가난한

가정의 경우 아이들에게 영양소가 풍부한 생선이나 야채, 과일을 먹일 경제능력이

없다. 그래서 값은 싸고 칼로리만 높은 탄수화물 식품을 아이들의 끼니와 간식으로

주기가 쉽다. 이번에 발표된 관련 기사는 이런 사회문제와 생활여건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증거인 셈이다.  

그렇다면 소아비만은 왜 문제가 될까. 아이의 지적능력이 매우 심각하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어려움 탓에 사교육을 받거나 각종 학습지원 등을 제대로

받을 수 없어 불리할 뿐만 아니라 소아비만으로 인해 뇌 능력 자체가 저하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는 것이다. 그 결과 사회적 지위 상승의 기회를 놓침으로써 가난이

대물림되는 또 하나의 매개 고리로 작용하는 데 심각한 문제가 있다.

성장기는 중요한 학령기이기도 하다. 현대 지식사회에서 이 시기의 학습 기회를

놓치게 되면 개개인은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다. 따라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최상의

학습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뇌 능력과 건강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

그중 성장기 영양과 음식은 평생의 건강과 뇌 능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아이들의 영양만은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 된다. 성장기에는 다양한

영양소들이 필요한데, 특히 뇌세포의 성장을 돕는 단백질과 철분은 물론 DHA, 레시틴

등도 반드시 챙겨야 한다. 그런데 아이가 비만을 앓게 되면 두뇌 성장에 필수적인

이런 영양소 섭취에 문제가 생긴다. 체내에 들어온 영양소들이 늘어난 뱃살을 유지하는데

소모되어 버리기 때문에 미처 뇌로 가지 못하는 것이다.

자녀가 고기를 많이 먹으니 단백질 섭취는 문제가 없다고 착각하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살코기는 단백질보다 지방 함량이 높기 때문에 많이 먹이면 소아비만을 초래한다.

육류는 가급적 덜 먹이는 것이 아이의 건강에 더 좋다.

또한 뇌가 한창 빠르게 자라는 시기에 성장의 주원료가 되는 단백질이 부족하면

뇌의 성장에 지장이 생긴다. 양질의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해야 건강하고 두뇌도 좋아진다.

삼겹살이나 프라이드치킨보다 견과류, 잡곡, 생선이나 콩에 든 단백질이 아이에게는

더 유용한 먹을거리인 것이다.

이는 각종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영양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단백질을 추가 공급하면,

단백질을 공급받지 못한 아이들에 비해 우수한 인지 능력을 획득한다. 이 시기에

형성된 두뇌 능력은 청소년기, 성인기까지 지속되며 나이가 들수록 두 집단 간의

경제적, 학습적 능력 차이가 커진다. 결국 어릴 때 충분한 영양 공급이 개인의 인생을

결정하는 셈이다.

소아비만 아이들에게는 철분 결핍 역시 문제이다. 미국 텍사스대 브로타텍 박사팀은

정상 아동 중에 철분 결핍을 겪는 아동은 평균 7% 정도이지만 비만 아동은 그 3배인

20% 수준으로 나타난다고 발표했다.

철분 부족이 뇌를 망치는 이유는 간단하다. 철분이 부족하면 뇌에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 생성이 어려워진다. 철분 부족으로 호흡도 힘든 지경이니 뇌로 갈 산소가

부족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제는 두 살까지의 급성장기에 철분 부족 때문에

뇌가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면 회복이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나중에 철분을 다시

충분히 공급한다 해도 정상적인 수준의 뇌 성장을 기대하지는 못한다.

아이들에게 철분 결핍 현상은 매우 흔하다. 미국의 경우 초등학생의 3% 정도가

철분 결핍 상태라는 보고가 나오기도 했다. 또 빈혈인 아이들의 수학점수가 정상

어린이들에 비해 평균 6점 정도 낮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우리나라 역시 최근 영유아의

절반 이상이 철분 부족을 경험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기사가 보도된 바 있다.

철분은 육류, 채소, 과일, 견과류, 콩, 해조류, 해산물 등에 많이 들어 있는데,

육류를 제외하면 비만 어린이들이 꺼리는 경향이 있는 음식이다. 게다가 비만 어린이들이

선호하는 각종 청량음료나 주스류, 카페인 함유 식품은 철분의 체내 흡수를 막거나

몸 밖으로 내쫓는 역할을 한다.

그밖에도 적은 양이지만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영양소들 역시 잘 챙겨서 먹여야

한다. 필수아미노산, 나이아신, 비타민B, 비타민C, 엽산, 마그네슘, 아연, 망간 등은

모두 두뇌 건강을 돕는 중요 영양소들이면서 식생활에서 놓치기 쉬운 것들이다. 이들

역시 정제되지 않은 곡물, 콩류, 견과류, 과일, 채소 등에 풍부하므로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 곡류를 다양하게 공급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또한 뇌를 구성하는 DHA, EPA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DHA는 기억력 개선에

도움이 되고, EPA은 두뇌의 주요 영양분이다. 이를 통칭해 오메가3 지방산이라고

부른다.오메가3 하면 흔히 등 푸른 생선을 떠올리기 쉬운데, 오염된 바다에서 나오는

생선보다는 호두나 잣 같은 신선한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편이 낫다. 특히 아마씨는

오메가3 함유량이 매우 높은 슈퍼푸드이므로 성장기 아이들에게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영양소가 든 영양제나 건강보충제를 챙겨먹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물론 충분한 수면이나 운동, 날씬한 체형을 유지하는 일 역시 중요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아이들에게 뇌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일은 인생의 출발 시기에 동등한 출발선에서

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핵심이자 기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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