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코기·트랜스지방에 정자 비실거린다

생선·채소·콩·통곡물 먹어야 정자 튼튼해져

붉은 육류나 정제 곡물, 트랜스지방 등을 많이 먹으면 정자의 활동성이 떨어지고

정자 농도도 묽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17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미국생식의학회(American Society for Reproductive Medicine) 연례회의에서 식습관과

정자의 건강에 관한 두 개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첫 번째 연구는 하버드 대학교 보건대학원 오드리 개스킨스 연구원이 진행한 것이다.

연구팀은 붉은 육류와 정제 곡물이 정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정제

곡물은 흰 쌀이나 하얀 밀가루처럼 도정과 정제 과정을 거친 곡식을 말한다. 반면

현미나 잡곡, 통밀 같은 통곡물은 정제가 되지 않은 곡식들이다.

연구팀은 18~22세 남성 188명을 대상으로 이들의 식습관을 먼저 조사한 뒤 정액을

채취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붉은 육류나 정제 곡식을 많이 먹는 사람들을 ‘서양식

식습관 그룹’으로, 생선이나 과일, 통곡물, 콩, 채소 등을 주로 먹는 사람들을 ‘건강한

식습관 그룹’으로 구분했다.

연구 결과 식단의 차이가 정자의 모양이나 숫자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남성의 정자는 서양식 식습관 그룹 남자들의 정자에 비해 훨씬

높은 활동성을 나타냈다. 즉 고기나 정제 곡식을 많이 먹은 사람의 정자는 움직임

면에서 훨씬 비실거리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두 번째 연구는 같은 학교의 조지 차바로 박사가 진행했다. 차바로 박사의 연구

주제는 트랜스지방 섭취가 정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1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 트랜스지방 섭취는 정자의 활동성이나 모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트랜스지방을 많이 먹을수록 정자 농도(정액 1㎖ 속에

들어 있는 정자의 수)가 낮아지는 현상이 발견됐다.

두 연구 결과를 접한 테네시 대학교 에드워드 킴 박사는 “이번 연구들은 건강한

식습관을 가진 사람일수록 튼튼하고 활동적인 정자를 보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킴 박사는 “식습관과 정자 건강의 상관관계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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