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식히는 방법

온난화를 막기 위한 기후공학(지구공학)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주종을

이루는 것은 햇빛을 차단하거나 반사하는 방식이다. 우주 공간에 거대한 오목렌즈를

띄워 햇빛을 사전에 분산시킨다는 아이디어가 대표적 예다. 이에 따르면 폭 1000㎞,

두께 몇 mm의 특수 오목렌즈를 우주에 띄우면 지구로 오는 햇빛을 0.5~1% 줄일 수

있다.

햇빛을 지구 상공에서 반사하는 방법도 있다. 수소를 채운 알루미늄 풍선 수십억

개를 성층권에 띄우면 햇빛을 상당 부분 반사시킬 수 있다. 혹은 제트여객기의 연료에

미세한 금속 가루를 넣을 수도 있다. 가루는 배기가스에 섞여 높은 고도에서 뿌려진

뒤 햇빛을 반사시킨다. 미국에서 특허로 등록된 아이디어다.

구름을 키워서 빛을 반사하는 대책도 있다. 배를 이용해 대량의 바닷물을 대기

중에 뿜어 올리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미세한 소금 입자가 씨앗 역할을 해서 구름을

키우거나 반사율을 높이게 된다. 지상 대책으로는 빛을 반사하는 플라스틱 시트로

사막을 뒤덮는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

현재로서 가장 비용이 적게 들고 현실성이 큰 방안으로 꼽히는 것은 황산염 입자를

고공에 뿌리는 것이다. 영국이 추진 중인 ‘기후공학을 위한 성층권 입자 투입’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축구 운동장만 한 풍선 수십 개를 20㎞ 높이에 띄우고, 극히

미세한 황산염 입자를 대량 살포한다는 것이다. 지상에서 풍선까지 연결된 관을 통해

뿌려진 입자가 햇빛을 우주로 반사하게 된다. 이달 중 길이 20m의 풍선을 1㎞ 높이에

띄운 뒤 물을 뿌리는 예비실험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기 자금을 댄 ‘공학

· 물리학 연구위원회’가 실험의 6개월 연기를 결정했다고 BBC 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환경단체뿐 아니라 상당수 과학자가 프로젝트의 진전에 반대하는 탓이다.

예상치 못한 부작용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이 프로젝트가 “성공해도 문제”라는

비판은 생각해볼 만하다. “온난화의 근본 대책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밖에

없다. 임시방편으로 지구 기온을 낮춰봐야 온실가스 축적만 가속시킬 뿐이다.” 하지만

기후공학 측 반론도 만만치 않다. “온난화로 극지방의 빙하 면적이 줄어들면 햇빛을

덜 반사하게 되고 그러면 온난화가 더욱 빨라진다. 온실가스 감축이 지지부진한 동안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근본 문제는 해결이 요원하고 공학적 대책은 온갖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이 지금의 상황이다.

조현욱 기자 poemloveyo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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