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후유증으로 결근하면 그 돈도 물어줘야

서울고법 “위자료+ 손해 전액 배상” 판결

미용성형 수술에서 의사가 사전에 부작용 등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후유증이 생겼다면 그에 따른 환자의 수입손실액을 모두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등법원 17민사부는 종아리를 날씬하게 만드는 근육퇴축술을 받은 뒤

후유증이 생겼다며 성형외과 의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지난달 30일 내려진 이 판결은 의원 측이 상고를 포기, 그대로 확정됐다. 미용 성형수술의

부작용에 대해 정신적 위자료에 더해 재산상 손해액까지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온

것은 1996년 대법원 판결이래 처음이다.

A씨는 2007년 모 성형외과에서 종아리 근육퇴축 시술을 받은 뒤 종아리 근육 마비,

하지 감각신경 및 운동신경 마비, 피부 손상 등의 부작용이 있다며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었다. 서울고법은 항소심에서 “만일 피고가 종아리 근육퇴축술의 방법,

필요성,부작용 등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였다면 원고로서는 그 시술을 받지 않았을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피고의 설명의무 위반과 원고의 현 장애 사이에는 상당

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피고는 위자료 뿐만 아니라 재산상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배상 액수는 신체 활동능력이 4% 줄어든 데 따른 손해액(평균 월급 x 60세까지

남은 활동기간 x 4%) 의 80%(책임인정 비율)에 해당하는 4천여 만원+ 정신적 위자료

500만원이다.

원고측 대리인을 맡은 의료소송 전문 신현호 변호사는 이 판결에 대해 “의료사고는

사실상 입증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요즘 형사 판결은 의사가 사전에 부작용

등에 대한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유죄를 인정하는 추세”라며

“민사 판결에 있어서도 이 같은 법리 하에 정신적 위자료뿐 아니라 손해의 전부를

배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용 목적의 성형수술은

그 필요성과 긴급성이 낮다”고 전제하고 “따라서 의사가 설명의무를 위반한 경우

환자의 손해 전부를 배상할 책임을 적극적으로 지우는 것이 법리에 맞다”고

설명했다.

    황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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