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영유아 피해자 수백명”

질병관리본부, “영·유아도 조사할 터”

질병관리본부는 가습기 살균제가 지난 봄 출산 전후 산모들에게 발생한 폐질환의

원인으로 최근 가습기 살균제가 지목된 가운데,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사망한 영ㆍ유아

중에서도 상당수가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환경보건시민센터는 13일 보고서를 통해 "원인 미상의 폐렴으로 사망한 영ㆍ유아가

수백여명에 이르는데 이중 상당수가 가습기 살균제를 쓴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센터 임흥규 팀장은 "정부 발표 이후, 원인 미상 폐질환으로 사망한

영ㆍ유아 유족들이 사망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하는 신고가 늘었다"고

밝혔다.

센터는 "정부는 서울 소재 대형 병원 한 곳에서 20세 이상 성인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피해 사례를 발표했다"며 "그러나 20세 이하 청소년과 어린이,

영ㆍ유아는 성장기 민감 계층으로 화학물질에 취약해 더 큰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ㆍ유아는 호흡 곤란을 호소하기 어렵고 열을 동반하지 않아 비슷한

피해 사례를 놓치기 쉽다는 것이 유족들의 설명"이라며 "정부는 영ㆍ유아

사망을 포함해 폭넓은 피해 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센터는 또한 "지난 2~7일 전국 10여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여러 곳에서 다양한

종류의 가습기 살균제를 유통하고 있었다"며 "자발적인 사용 자제 권고

대신 강제적인 리콜을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유아 환자의 가족들은

20일 피해 규모와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권준욱 감염병관리센터장은 “이달 중 소아청소년학회와

결핵호흡기학회 등을 통해 영유아 환자에 대한 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 흡입실험에서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확정되면 적절한 추가 조치가 따를 것"이라며 "이미 시장을 80%이상 점유하고

있는 상위 2개 업체가 가습기 살균제 생산을 중단했고, 거의 모든 제조업체가 자발적으로

유통을 중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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