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복주니까 괜찮아?..“누군가엔 독(毒)”

만성질환자 · 임신부는 특히 조심해야

오랜만에 가족과 친척이 모이는 한가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다. 차례를 지낸

후  “음복주니까 괜찮아”라며 흔히 술을 권하지만 알코올 중독자-만성질환자-임신부-미성년자에게는

독(毒)이 될 수 있다.

▷알코올 중독자

술을 끊기 위해 치료 중인 알코올 중독 환자에게 술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명절은

고통이다. 이들에게는 한 잔의 술도 수십 잔으로 이어지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명절은 치료를 위한 클리닉이나 단주(斷酒)모임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기간이라

더욱 위험하다. 가족과 친척은 이들을 배려해 아예 술을 권하지 않아야 한다.

▷만성질환자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지닌 환자는 당연히 과음을 피해야 한다. 술자리가

길어지면 알코올과 안주의 칼로리를 많이 섭취하게 마련이다.  이는 살이 찌고

혈압이 높아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 간질환 환자에게 술과 과로는 금물이다.

▷임신부

임신부가 술을 마시면 뱃속 아기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이미 많이 나와

있다. 미국 뉴욕 주립대 연구진에 따르면 태아 시절 술에 노출된 쥐는 그렇지 않은

쥐보다 성장기 때 술 냄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 술을

마시면 자녀가 성장기에 술꾼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임신 중 단 한 잔의

술을 마시더라도 ‘태아알코올증후군’을 유발해 나중에 기형,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한다.

▷미성년자

여러 세대가 한자리에 모이는 명절에 어른들의 배려 아닌 배려로 술을 접하게

되기 쉬운 사람이 미성년자다. 하지만 술을 처음 마신 나이가 어릴수록 나중에 술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고, 범죄를 저지를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 “어른이 주는거니까 괜찮다”며 주도(酒道)를 가르치려면 고교 3년생 이후가

적당하다.

리셋클리닉 박용우 원장(전 강북삼성병원 교수)은 “명절이라고 온 가족이 모여서

먹고, 마시고,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며 몸을 움직이지 않는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여럿이 모이면 몸을 움직이고 신체활동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족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황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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