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15% 줄이면 한 해 850만 명 살려

심장·당뇨병 막아…의료비용도 240억 달러 아껴

최근 국내 라면업체들이 ‘싱거운 라면’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나트륨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실제 소금 섭취량을 15%만 줄이면 매년 850만 명이 목숨을 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워릭 대학교와 리버풀 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최근 나트륨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소금 섭취량을 15% 정도만 줄이면 심장병과 당뇨병 등을 막을 수 있어 매년 850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연구팀은 소금 섭취를 줄임으로써 한 해 240억 달러 가량의 의료비용을 아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최근 핀란드와 포르투갈, 일본 등에서 진행된 ‘소금 섭취 줄이기 프로그램’의 사례를 들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나라에서는 참가자들의 혈압이 눈에 띄게 낮아지고 심장병 발병 확률도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소비자들이 소금을 많이 먹게 되는 데에는 식품 생산업체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한다. 연구에 참여한 워릭 대학교 프란시스코 카푸치오 교수는 “식품업체들이 음식에 지나치게 소금을 많이 넣는 바람에 소비자들의 입맛이 짠 음식에 길들여졌다”고 지적한다. 짠 음식에 길들여진 소비자들은 다시 나트륨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찾게 되고 식품업체들은 더 짠 음식을 시중에 내놓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하루 권장 나트륨 소비량은 2000mg인 반면 한국에서 시판되는 라면의 나트륨 함유량은 한 봉지에 1800~2600mg에 이른다.

연구팀은 “소금 섭취를 줄이는 것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생산자들이 자발적으로 소금 함유량을 낮추지 않는다면 이를 강제할 규정을 마련해서라도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의학저널(British Medical Journal)에 실렸으며 영국 공영방송 BBC가 12일 보도했다.

    이완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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