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승인 의료기기, 90%는 ‘무시험 통과’

안전성·효능 평가 없이 시판허가

위험성이 큰 의료기기가 시판되기 전에 이를 평가, 승인할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29일 발표됐다. 미국과학아카데미 산하 의학협회(Institute of Medicine)의

보고서는 “ 2009년의 경우  4000개의 의료기기가 안전성 및 효능에 대한 시험

없이 FDA의 시판 승인을 받았다”면서 “이는 해당 연도  FDA 승인대상이었던

의료기기의 90%가 넘는 비율”이라고 지적했다.

30일 LA타임즈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하면서 현행 승인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1976년 FDA에 의료기기 관할권을 부여하면서 이미 시판

중인 기기는 안전성이나 효능에 대한 검사를 받지 않고 계속 판매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와 동시에 의회는 신종 기기라도 기존 제품과 “사실상 동등”하다면 검사 없이

신속하게 승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 규정은 510(k)로 불린다.

그 결과 매년 수천 개의 의료기기가 기존 제품을 기반으로 FDA의 승인을 받고

있다. 이들 모두가 의약품과 달리 안전성 검사 및 효능 시험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들이다.

게다가2005~2009년 심각한 위험성 때문에 리콜한 의료기기의 3분의 2 이상이 바로

510(k)의 적용을 받아 신속히 승인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해 여름 9만개 이상의 인공 고관절이 리콜됐는데 이를 체내에 장착한 환자

8명 중 한 명은 교체가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드러났다.

존슨앤존슨의 자회사가 만든 이 고관절은 피시술자의 혈액 속에 미세한 금속 입자를

계속 방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510(k) 규정은 의료기기로 하여금 안전성이나 효과에 대한 적절한 검토 없이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해주는 구멍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자들은 주장한다. 보고서 작성위원회의

위원장인 데이비드 찰로너는 29일 성명서에서 “현행 승인 절차가 업계와 환자의

필요에 부응하고 있는지는 분명치 않다”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FDA는 스스로의 요청에 의해 작성된 이 보고서의 권고안에 저항하고 있다.

의료기기 부장인 제프리 셔린은 보고서와 관련한 성명서에서 “FDA는 510(k) 절차가

존속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히고  “하지만 우리의 의료기기 검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제안이나 접근법은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완배 기자 blackhar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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