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선정 ‘휴가지에서 볼만한 책 10권’

과학과 인문을 아우르는 교양서들

과학저널 ‘네이처’ 는 강의실과 연구실을 떠난 과학자들이 여름 휴가지에서

읽을만한 도서를 해마다 추천한다. 올해 7월 7일자에도 같은 기획이 실렸다. 네이처의

서평자와 편집자들이 선정한 책 중 10권을 간략히 소개한다.

나는 몇 살까지 살까(The Longevity Project, 2011)

1921년 미국시민 1천 528명의 삶을 추적하는 90년짜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심리학과의 하워드 프리드만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프로젝트의

데이터를 토대로 사람들의 성격, 삶의 환경, 행태가 건강과 질병,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식습관이나 운동량 같은 요인보다 성격이나 인간 관계,

결혼 여부 등 사회적 요소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23 Things They Don’t Tell You About Capitalism,

2010)

장하준 캠브리지대 교수가 시장에 관한 소위 “진실”이라는 명제 23가지를 골라내

그 정체를 재치있게 폭로했다. 예컨대 월급과 생산성이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그렇다. 미국 CEO들의 생산성이 1960년대 이래 10배 이상 오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들의 월급은 과거 노동자들의 30~40배였고 오늘날은 300~400배에 달하지만

말이다.

내 안의 물고기(Your Inner Fish, 2008)

인간이 출현하기 까지 35억년의 진화사를 탐구했다. 다리가 달린 물고기 ‘틱타알릭’

화석을 발견한 고생물학자 닐 슈빈은 이 책에서 우리 몸의 구조가 결국 물고기 몸의

구조를 살짝 바꿔놓은 형태일 뿐임을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우리의 손발의

기본 골격은 3억 6천만년 전에 이미 출현해있었다. 2억 5천만년 전에 살았던 파충류이래

지금의 인류에 이르기까지 손가락은 한 손에 5개 있는 게 최적의 해결책이었다. 하지만

7개의 손가락이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 책은 이 같은 아이디어까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The Civil War: A Narrative (1958(1권), 1963(2권), 1974(3권))

미국 남북전쟁 발발 150주년을 맞아 추천된 고전. 남군과 북군의 수도에서 벌어졌던

정치 투쟁과 실제 전투에 관한 역사서다. 반자동 소총과 철제 전함, 철도, 전신 등

산업혁명이 전쟁에 미친 영향을 서술했다. 하지만 군사적인 성공을 좌우한 것은 놀랍게도

백병전, 야전에서의 돌격, 그리고 도상 전투 계획이었다.

Massive: The Hunt for the God Particle (2010)

모든 입자에 질량을 부여한다는 ‘신의 입자’ 힉스에 얽힌 이야기를 엮었다.

과학저널리스트인 이언 샘플이 많은 물리학자를 인터뷰해 이 가상의 입자에 대한

입장과 해석을 들었다. 스위스 입자물리연구소의 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처’에 이 책을 혹평한 물리학자의 서평이 실리기도

했다.

The Calculus of Selfishness (2010)

“주어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는 명제는 신앙인들 뿐 아니라 진화이론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다. 인간은 심지어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 조차도 협력을 할 때 가장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진화게임이론가인 칼 지그문트는 사회적 평판에

대한 고려가 우리가 행동을 결정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는 우리의 뇌속에 하드웨어처럼 장착된 원리이기도 하다.

Virunga: The Survival of Africa’s First National Park (2009)

아프리카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고 다양한 종이 살고 있는 콩고 버룽가 국립공원의

80년 역사를 다뤘다.  멸종 위기종인 마운틴고릴라는 이곳에 790마리 밖에 남지

않았다. 이곳은 그러나 인구성장, 농업지역 확대, 가난, 내전으로 인한 파괴 등으로

위험에 처해있다. 생생한 사진과 세밀한 지도도 실었다.

Dog Days, Raven Nights (2011)

지능이 높은 사회성 동물로 유명한 까마귀의 행태를 20년간 연구해온 마즐루프

부부가 직접 겪은 이야기들을 소설처럼 풀어놓았다. 까마귀는 먹을 것을 발견하면

왜 동료들을 불러모으는가. 그 답은 본능과는 거리가 멀다. 까마귀의 사회적 관계는

영장류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복잡하고 유연하며 미묘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밖에

한 겨울 까마귀 먹이를 주기 위해 썰매를 끌었던 두마리의 개와 사람, 까마귀의 우정도

아름답게 묘사돼 있다.  생생한 일러스트레이션이 재미를 더한다.

The Geeks Shall Inherit the Earth (2011)

빌 게이츠와 레이디 가가와 J.로울링의 공통점은? 고교시절 아웃사이더였다는

점이다. 저널리스트 알렉산드라 로빈스는 고교시절 친구들과 달랐던 기질이 훗날

성공의 발판이었다고 말한다.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인식을 가지고 스스로 이를 용기있게

지켜나갈 때 학문적, 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음을 사회심리학의 관점에서 보여주고

있다.

Deadly Choices (2011)

미국에서는 자녀들의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그것이 하나의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과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부모나 그 밖의 사람들이 이 같은

운동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그 결과는 심각한 질병이나 심할 경우 죽음이라는

사실을 저자는 보여준다.

Why the West Rules – For Now (2010)

이집트, 수메르, 그리스, 로마에서 퍼져나간 서구문명은 동양 문명을 앞지르도록

예정돼 있었던 것일까?  역사가인 저자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말한다.

경쟁력을 지닌 사회란 사람과 기술과 재원을 그 당시에 효과를 내는 시스템으로  조직화하는

사회다. 이 점은 지금 서구 문명에 유리하지만 과거에 언제나 그랬던 것도 아니고,

앞으로 그러리란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저자는 아프리카에서 인류가 퍼져나간

사건에서 종교, 도시화, 권력의 중앙집중, 도구, 에너지 사용 등 다양한 증거를 분석해

이 같은 결론에 이르렀다.

    황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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