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줄기세포치료제? “임상 연구 수준”

임상 담당 의사,“치료제로서는 데이터 부족”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치료제’로 각광받고 있는 FCB파미셀의 급성심근경색 치료제

‘하티셀그램-AMI’이 “치료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임상 연구 수준”임이 임상시험

주관 의사를 통해 드러났다.

언론과 국민은 ‘세계 최초 연구성과’에 환호했지만 코메디닷컴의 취재 결과

줄기세포 및 심장내과 전문의들은 ‘대한민국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코미디’라고

평가했다.

식약청은 이 치료제의 시판을 허용하는 ‘품목 허가’를 7월 1일 쯤 내줄 예정이라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언론은 ‘세계 최초의 줄기세포치료제’에 찬사를 보냈고, 이

회사의 주식은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해당 주식으로 떼돈을 번 연예인들의

사연이 기사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심장내과 전문의를 비롯해 상당수 의학자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성급하게

시판 허가를 내줬다”고 평가했다. 해당 회사의 기술력이 세계 최고이기 때문이 아니라

식약청의  의학 원리에 대한 무지와 국민 생명에 대한 무관심이 세계 최고이기

때문에 허가가 났다는 목소리까지 들렸다.  

이와 관련, 임상시험을 주도한 원주기독병원 순환기내과 이승환 교수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크게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80명(실험군·대조군 각 4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임상시험을

진행해 ‘심장혈관에 치료제를 투여한 환자군의 심장박출률(심장에서 혈액을 몸 전체로

뿜어내는 기능)이 대조군에 비해 약 5.9% 개선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고 식약청은

24일 이를 근거로 “7월 1일 경 시판 허가를 내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교수는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생존율이나 삶의 질 향상 등 구체적인

치료효과를 입증하려면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연구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대상자가 40명에 불과해 아직은 자료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가 될 지 추가연구가 필요하다”면서

“식약청의 품목 허가는 모든 환자에게 바로 적용한다기보다 임상연구를 더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FCB파미셀의 김현수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스텐트 삽입술 등 1차 치료를

받은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하티셀그램-AMI’을 1800만원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의학자들, “시판 허가는 성급”

줄기세포 전문가인 A교수는 “최근 국제학회에 참가했다가 외국의 줄기세포 학자들이

국내 한 병원의 연구 성과가 보도된 것에 대해 ‘코미디’라고 비아냥대는 것을 듣고

낯이 뜨거웠는데 이번은 경우가 더 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학자들은 중간배엽 줄기세포로 주변세포를 자극하면 간접적 영향에

의해 심장세포가 증식하는 ‘자극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올 초 미국 스크립스

연구소의 셍 딩 박사 등이 학술지 ‘셀’에 그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입증해서 발표했다”고

전했다.

심장내과 전문의들 역시 “식약청의 시판 허가는 성급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B교수는 “5.9%라는 수치가 치료의 궁극적 목적인 생존기간과 심장기능 악화로

인한 입원횟수,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아직 알 수 없다”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일보 전진으로는 인정하지만 정규 치료법으로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C교수는 “중간엽 줄기세포를 사용한 심근경색증 치료 연구는 외국에서도 다양한

임상시험이 시도됐으며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일부 동물실험 가운데

심근경색증 모델에서 30%까지 악성종양이 발생한 경우가 보고되기도 했으므로 비록

자신의 세포라 할지라도 6개월 이상 장기 추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통계적 의미가 있는 정도로 심장기능 개선에 장기적 영향을 준다면

좋은 병행치료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표준 치료비용이 몇 십

만원에서 몇 백 만원까지인데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보조치료에 1800만원이나 지불해야

한다면 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D교수는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초기에 효과가

있어도 임상 증거가 부족해 치료제로 발전시키지 못했다”며 “통계적 의미가 있는지

확인하려면 줄기세포 치료군과 대조군의 비교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환자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 직접적인 데이터가 있다면 이는

가치 있는 치료법”이라며 “하지만 그것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구체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현수 대표는 이와 관련, “생명주기가 짧은 동물을 대상으로 기준용법의 40배

이상의 과도한 양을 투여한 후 사람으로 치면 아주 긴 시간동안 종양형성 및 종양발생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관찰했고 그 결과 종양발생과는 관계없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상에 참가한 환자들을 장기 추적할 수 있도록 식약청 허가를 받을 예정”이라며

“새로운 용법, 용량을 적용하는 임상시험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경쟁력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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