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비싼 만큼 효과?…“글쎄”

보의연 보고서, 기존 수술과 차이 없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하 보의연)은 16일 로봇수술이 기존의 수술법인 개복수술이나

복강경수술과 비교했을 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분명치 않다는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의연은 로봇수술과 기존 수술을 비교한 국내외 연구 171편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2005년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로봇 수술 기기를 일반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소아외과 등의 수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로봇수술은 5~8mm

크기의 구멍을 4개 정도 뚫고 로봇 팔을 집어넣어 수술하기 때문에 배를 가르는 수술에

비해 감염위험이 낮고 흉터도 작아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의사

입장에서도 복강경이나 개복수술에 비해 시술법을 익히기 쉽고 체력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 로봇수술을 도입한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양승철 교수는

지난해 12월 보의연이 주최한 로봇수술 관련 토론회에서 “기존 수술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데도 비용이 많이 드는 다빈치 수술을 받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었다.

  로봇 수술 분야는 미국 다빈치사의 제품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대당 가격은  30억~40억원, 연간 유지비용은 2억~2억5000만원에 이른다.

국내에는 33대(2010년 12월 기준)가 들어와있다. 로봇수술 비용은  500만~1200만

원 선으로 기존 수술법보다 2~6배 비싼 데다 건강보험 급여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환자의 부담이 매우 크다.

 하지만 장기생존율, 재발률, 심각한 부작용 등에서 기존 수술법과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어 자궁내막암 및 자궁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자궁절제술은 로봇수술이 출혈량은 적었지만 수술시간, 입원일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또한 신장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장절제술에서도 복강경 수술과 비교했을 때

수술시간, 입원일수, 수혈요구량, 합병증 발생 등에서 차이가 없었다.

 양 교수는 “수술비가 비싸기 때문에 병원과 의사는 환자에게도 좋고 수술하기도

편하다며  막무가내로 권장한다”며 “어떤 것이 정말 환자를 위한 것인지 이제는

의료인으로서 반성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2009년 벨기에에서 시행된 의료기술평가 보고서는 “로봇 수술은 충분한

연습을 거친 숙련된 의사를 포함해 이상적인 수술환경이 갖춰질 경우에 한해 다른

수술법에 비해 우수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기술”이라며 “현재까지의 연구를 근거로

할 때 기존 수술법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수술팀의 기술과 숙련도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보의연 신채민 부연구위원은 “로봇수술이 표준 의료기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기존수술에 비해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 체계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봇수술 보고서는 보의연 연구원 연구성과확산센터 홈페이지(http://ktic.neca.re.kr)와

QR코드를 통해 볼 수 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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