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전용 안경’ 실제로 통증 ‘뚝’

영미 연구팀, 기능성 MRI로 확인

편두통은 국민 10 명 한 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이다. 하지만 약이 듣지

않는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완치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편두통 전용의 ‘정밀 맞춤 색안경’을 쓰면 통증이

실제로 줄어든다는 것을 기능성 MRI 촬영으로 입증했다.

지난달 ‘두통(Cephalalgia) 저널에 실린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 데일리’가

지난달 26일 소개했다. 미국의 미시간대, 미시간 주립대, 영국의 에섹스대 등 3개

대학이 공동 연구한 결과다. 기능성 MRI란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에 포함된 산소의

분포를 통해 해당 신체 부위의 활성화 정도를 촬영하는 장비다.

△정밀 맞춤 색안경은=개인별로 눈에 편안한 느낌을 주는 칼라 렌즈가 따로 있게

마련인데 이를 정밀하게 측정해서 맞춘 안경을 말한다.

측정 방법은 이렇다. 환자에게

밝기는 동일하면서 색조 및 선명하고 탁한 정도가 각기 다른 빛을 연속적으로 보게

한다. 이 중에서 주관적으로 가장 편안한 느낌을 주는 빛을 선택하게 한다. 이런

측정 장치는 ‘직관적 색채계’라고 불린다. 이를 통해 맞춘 안경의 영어식 명칭은

 ‘안과처방 정밀 색안경(precision ophthalmic tint :POT)’. 원래 영미에서

시지각이 왜곡되는 증상으로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널리 처방됐는데 근래에는

편두통 환자에게도 점점 많이 쓰이고 있다.  이 안경의 효과를 측정한 이전의

연구결과도 있다.

편두통 직전이나 발생과 동시에 시각이 왜곡되거나 눈앞이 번쩍거리거나 지그재그

섬광을 보는 증상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이런 환자들 중 42%는 정밀 색안경을

쓰자 편두통 발생 횟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뇌의 과도한 활동을 정상화해준다= 연구팀은 환자 11명에게 정밀 맞춤 색안경과

여기서 조금 벗어나는 색안경과 회색 안경의 세 가지를 제공했다. 그리고 기능성

MRI장치 속에 들어가게 한 뒤 편두통을 일으킬만한 시각적 자극을  다양한 강도로

주면서 안경을 두루 써보게 했다.

명암이나 색상이 크게 대조되는 줄무늬, 혹은 격자

패턴이 그런 자극에 해당한다. 이것이 주는 스트레스는 편두통과 광민감성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그 결과 세 종류의 안경 모두가 시각적 스트레스로 인한 불편함을 약 40% 가량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밀 색안경은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패턴에서

오는 불편함을 70% 가량 줄여주는 특별한 효과를 나타냈다. 이는 환자들의 보고를

근거로 한 것이다. 그동안 뇌의 활동을 촬영한 결과가 실험의 핵심이다.

환자들이 이 같은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대뇌피질의 시각 담당 영역에서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활동이 일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정밀 색안경을

쓰면 시각 영역 중 특정 부위의 비정상적 활동이 확연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정상화 효과는 인접한 시각 영역으로 점점 널리 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영역은 선조외피질(extrastriate cortex:시각 수용 영역인 선조 피질을 둘러싸고

있는 시각 연합 피질)이라 불린다. 연구팀은 이 같은 기능성 MRI 영상의 특성이 생물학적

표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시각영역의 과도한 활동을 특성으로 하는 편두통 환자를 식별하는 기준이

될 수 있으며 편두통 치료약의 효과를 판정하는 근거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편두통 판별법=통증이 머리 한쪽에만 오는 것이 편두통이라는 인식은 오해다.

 그런 편두통 환자는 전체의 40%에 불과하다.

그보다는 1)두통이 올 때 속이

메슥거린다 2)밝은 곳에 가면 통증이 심해지거나 고통스럽다 3)두통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다 중에서 둘 이상에 해당되면 편두통일 가능성이 80% 이상이다.

여성 환자가 남성의 2~3배에 이르며 전체 환자 중 편두통이라는 진단을 받는 것은

30~40%에 불과하다고 한다. 대부분은 그런 진단도 없이 고단하게 살고 있다는 말이다.

    조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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