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무료 예방접종 ‘논란’

건강보험 재정난 가중, 약 효과도 의문

한나라당 심재철 정책위의장이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60만 원 정도 드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의 지원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데 대해 가뜩이나 구멍난 건강보험 재정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예방접종으로 총 3번 접종해야 하는데

한 번 받을 때마다 약 15만~20만 원이 들어 총 60만 원 정도를 내야 한다. 그 가운데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의사의 행위료를 없애는 대신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하고

10만 원 정도 되는 약값도 국가에서 일부 보조해 예방접종비를 절반 이하로 낮춘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복안이다.

심 정책위의장은 “접종 대상인 11~12살 여성 인구가 30만 명 정도인데 각각 약값

30만 원을 곱하고 접종률을 95%로 계산하면 연간 400억 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 된다”며

“이를 당론으로 채택, 내년 예산에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은 2010년 1조 3000억 원의 적자로 바닥을 드러낸데 이어

최근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 월별 자금수지 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는 연간 5130억

원의 재정적자가 예상돼 예방접종 지원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자궁경부암 백신이 여성의 암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마법의 백신이 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는 200여 가지 종류가 있고 그 가운데

15개가 자궁경부암 발병에 관계가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현재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으로는 서바릭스와 가다실이 있는데 서바릭스는 자궁경부암의

70% 정도를 일으키는 HPV16과 HPV18의 두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으며 가다실은 이에

더해 HPV6과 HPV11에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다른 11~13가지 바이러스에는 효과를

알 수 없다. 따라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더라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서바릭스와 가다실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미국 다트머스대 다이앤 하퍼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가다실의 효과가 5~10년 지속되는 것으로 나왔지만 일부

여성에게서는 약 효과가 3년을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푸드컨슈머는 “이미 특정 HPV에 감염돼 잠복기에 들어간

사람에게는 효과가 없고 HPV에 반복 감염되는 사람은 오히려 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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