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자한 신 믿으면 커닝도 함부로 한다

종교 있든 없든 신 두려워 하면 자기 통제

자기가 믿는 신이 관대하고 인자한 분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종교생활을 하면서도

커닝처럼 양심에 거리끼는 행동을 거침없이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오레곤대학과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 공동 연구진은 종교적인 믿음이 얼마나

도덕적 행동을 하게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대학생 61명은 간단하지만 지루한 타입의 수학 시험을 보고난

뒤 자기의 종교, 신을 어떤 분이라고 믿는지에 답하는 설문지를 작성했다. 신에 대한

관점은 관대한 분, 복수심 많은 분, 무자비한 분, 돌봐주는 분 등 14가지 특징으로

나눴다. 연구진은 설문을 통해 실험 참가자가 각자 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하고

수학 시험 때 커닝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종교가 있든 없든 시험 도중 커닝 하는 행동은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종교 생활을 하는 사람 가운데 자기가 믿는 신이 무섭고 쉽게 용서하는 분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은 커닝을 별로 하지 않았다.

두 번째 실험에서 연구진은 종교는 있지만 그럴 환경을 만들어주자 커닝을 했던

39명의 대학생들에게 종교와 신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심층면접을 한 후 또 수학시험을

보게 했다.

그랬더니 자기가 믿는 신은 온유하고 부드러운 분이라고 믿는 학생들은 이번에도

거리낌 없이 커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자기 신은 무서운 분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역시 커닝을 주저했다.

오레곤대학의 아짐 샤리프 박사는 “도덕적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종교가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자기 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것같다”며 “신을

무섭게 여기면 벌을 두려워해 도덕적 행동에 엄격하지만 다정하게만 여긴다면 반대로

부도덕한 행동을 하고도 겁을 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종교 심리학 저널(International Journal for the Psychology

of Religion)’에 게재됐으며 온라인 의학전문지 메디컬뉴스투데이, 과학뉴스사이트

사이언스데일리 등이 21일 보도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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