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밴드 ‘이빨스’, 악기 든 사연?

“즐거운 하루하루 보내려”, 20일 콘서트 개최

“사람들은 나만 보면 항상 이빨 얘기만 하려 해. 충치, 풍치, 뻐드렁니. 내가

이빨인건지 이빨이 난지 정말 이상해”

펑크락 밴드 이빨스(28s)의 1집 타이틀 곡 가사다. 다소 황당한 가사는 그들 자신의

경험에서 나왔다. 이빨스의 멤버 모두 현재 치과의사다. 이들은 20일 신촌 ‘긱(GEEK)’

라이브 클럽에서 3집 앨범 발매 콘서트를 개최한다.

치과 의사 3명으로 구성된 특이한 펑크락 밴드 이빨스의 리더이자 보컬인 리안(본명

백승엽, 43)씨를 만나 악기를 잡은 사연을 들었다.

이빨스는 리더이자 보컬과 베이스를 맡고 있는 리안(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서울탑치과

원장), 키보드와 기타를 맡고 있는 김재홍(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 서울탑치과 원장),

드럼을 치는 홍윤기(청아치과 원장) 3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빨스’. 한 번만 들어도 기억에 잘 남는 재미있는 그룹명이다. 리안 씨는

“2005년 4명이 모여 그룹명을 지을 때 여러 이름을 놓고 고민하다 이빨들이 모였으니

이빨스가 어떨까란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빨스라는 이름을 안

좋게 보는 분도 있지만 이빨은 치아의 낮춤말로 우리 스스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고자

낮추는 자세를 갖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름이 우습다고 실력까지 우습다고 보면 오산이다. 이빨스는 지금까지 3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한 정식 뮤지션이다. 특히 리더인 리안 씨는 이빨스의 모든 곡을

작사 작곡했다. 또한 솔로로 활동하며 2장의 앨범을 냈다. 심지어 3집 앨범의 타이틀

곡 뮤직비디오를 직접 제작, 감독하기도 했다.

리안 씨는 원래 치과의사가 되려는 생각이 없었다. 중학생 시절 방황할 때 만났던

친구들과 밴드를 만들었고 음악을 접하면서 살아 있음을 느꼈다. 이후 음악은 그의

삶 자체였다. 고등학생 때까지 밴드 활동은 계속됐고 당연히 대학은 음악과 관련된

학과를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 선생님은 그의 재능을 아까워했다. 리안 씨는 “좋은 성적이 나와

치대에 진학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지만 난 작곡과나 연극영화과를 고집했다”며

“그런데 선생님이 서울대 치대 출신 작곡가 고(故) 길옥윤 씨의 얘기를 하며 설득했고

결국 치대에 진학하게 됐다”고 말했다.

치대 생활의 바쁜 일상에서도 리안 씨는 뮤지션의 꿈을 한 번도 접은 적이 없었다.

데모 테이프를 만들어 기획사를 찾아다니곤 했다. 그리고 우연히 치과 의사들로 구성된

‘맨인뮤직’이라는 그룹 활동에 참여했고 여기서 만난 동료들과 이빨스를 결성했다.

치과 의사들이 만든 음악이라고 무겁거나 어렵지는 않다. 이들의 음악은 재기발랄하고

유머러스하다. 리안 씨는 “1집의 ‘키스하고 싶을 땐 이빨을 닦아’나 이번 3집

앨범의 타이틀곡인 ‘후라이드 치킨’, ‘천하무적 쩍벌남’ 등 누구나 들으면 어깨가

들썩이는 신나는 비트와 가사로 만들었다”며 “내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즐겁고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와 음악 활동 두 가지 일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빨스는 매주 수요일 저녁에

모여 연습을 한다. 리안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연습으로는 상당히 부족하지만 모두

바빠 모이는 것조차도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두 가지 일 때문에 개인적인 생활은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렇게 욕심이 많은 리안 씨의 가족들은 그를 이해하고 있을까. 리안 씨는 “다행히

아내는 대학 때 만난 같은 과 후배여서 예전부터 나의 음악활동을 이해해 주는 든든한

지원자”라며 “대신 평소에 소홀했던 딸을 위해 일요일만은 딸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안 씨의 꿈은 단순한 취미생활에서 그치지 않는다. 기회만 된다면 주류

음악세계로 진출할 생각이 있다는 것. “음악을 하는 것이 힘들기는 하지만 매력적인

세계”라며 “준비만 된다면 치과의사를 접고 음악에 올인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의사들이 음악, 미술 등 예술 계통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례가 많다. 리안 씨는

“의사라는 직업은 혼자 몰두하는 작업이 많아 다른 사람과 소통하며 무언가를 해보고

싶은 욕구가 강한 것 같다”며 “수술은 섬세하고 집중력이 필요한 부분인데 이런

성격이 예술분야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인규 기자 iks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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